총기사취사건 검문 이래야만 하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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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일산신도시에 사는 김민훈(金敏勳.42.회사원)씨에게 4일 오전 출근길은 자유로 개통이래 최악의 교통지옥이었다.오전8시 승용차로 집을 나선 李씨는 자유로로 진입하자마자 주차장을 방불케하는 차량대열을 만났다.이날 새벽 경기도화성에서 발생한 군부대총기.실탄사취사건 범인을 잡기 위한 검문검색때문에 평소 10분걸리던 자유로 10㎞가 2시간가량 걸렸던 것.
李씨는“검문검색의 필요성은 인정한다”면서도“탈영병등 사건만 나면 시민불편은 안중에도 없이 이처럼 마구잡이식으로 검문을 하는 것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고 불평을 터뜨렸다.
경부고속도로 시가지 구간인 양재인터체인지~한남대교와 동호대교,성산대교~공항로등 한강다리 남단에서 북단방향의 진입로 역시 사정은 마찬가지.이날 오전7시쯤부터 군경의 검문으로 차량들이 수십분씩 움직이질 않았다.이때문에 평소 출근시간에 10~20분걸리던 동호대교와 성산대교 통과시간이 1시간 이상씩 소요돼 일부 직장인들의 지각사퇴가 빚어지기도 했다.특히 당산철교가 폐쇄되면서 우회도로로 이용되고 있는 양화대교 진입로인 영등포와 양평동 로터리 일대는 아예 1시간 이 상씩 주차장을 이뤄 영문을모른 시민들이 차에서 내려 교통경찰에 항의하는 소동을 빚기도 했다.특히 서울에서는 성산대교를 비롯,한남.동호.마포대교등 서울시내 14개 한강다리와 서울도심으로 통하는 모든 차량에 대해검문을 실시해 최악의 교통난을 유발했다.
군경은 이날 모든 검문도로에 바리케이드를 설치,1차선 혹은 2차선의 차량통행만을 허용해 교통체증을 가중시켰다.더구나 사건발생지가 경기도 서부지역인 화성인데도 한강 이북지역인 일산 자유로는 물론 충청 일원까지 광역검문검색을 실시했 다.
미국의 경우 범인 예상도주로를 분석,검문지역을 최소화하고 다른 지역에서 범인이 노출되면 해당 지역의 모든 교통을 통제하고범인 검거작전에 돌입하는 효율적인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
동국대 이윤근(李潤根.경찰행정학과)교수는“국내 범인 검거작전은 예방위주로 이루어져 광범위한 지역에 대해 투망식 검문검색을하기 때문에 시민불편이 크다”고 지적하고“범인의 예상도주로등 특정지역을 신속히 분석,검문등 작전지역을 최소화 하고 검문방법도 용의차량 위주로 실시해 일반 시민들의 불편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형규.이창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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