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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불법 도박 사이트 운영 6개월 만에 91억 챙긴 폭력조직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0면

경기 불황에서 탈출하고자 인터넷 도박업에 ‘올인’ 한 폭력 조직이 경찰에 적발됐다. 서울 중부경찰서는 12일 중국에 서버를 두고 불법 도박사이트를 운영한 혐의로 구로동파 조직원 최모(34)·양모(36)씨를 구속했다. 불법 도박장을 개설한 PC방 업주 등 3명은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구로동파는 서울 구로구 일대를 장악한 폭력조직이다. 유흥업소로부터 보호비를 뜯고 건설현장에서 이권을 챙겨 조직을 운영했다.

하지만 최근 경기 침체와 경찰의 단속 강화로 수입이 뚝 떨어졌다. 이들은 인터넷 도박업에 조직의 사활을 걸기로 했다. 전문가를 포섭해 게임 소프트웨어를 개발했다. 행동대장급 6~7명을 중국에 보내 서버도 구입했다. 5월엔 상하이에 ‘쪼아쪼아’라는 도박사이트를 개설했다.

국내 조직원들은 전국 PC방 등을 돌아다니며 “수익금 일부를 줄 테니 손님들에게 우리 사이트를 추천해 달라”며 영업활동을 벌였다.

이런 식으로 구로동파는 6개월여 동안 전국에 800여 개의 매장을 확보해 3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배팅금액의 12.4%를 딜러비 명목으로 떼어 91억원의 수익을 올렸다. 이들은 이 돈으로 벤츠·인피니티 등 고급 승용차를 구입했고 고급 양복을 사입었다. 숙소인 오피스텔 임대료도 낼 수 있었다. 경찰은 피신 중인 두목급 조직원들의 행방을 쫓고 있다. 

이충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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