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무중 한국대표 새 사령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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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한국축구 새 사령탑은 누가 맡게 될 것인가.제11회 아시아선수권 참패로 박종환감독이 불명예 퇴진함에 따라 후임자를 놓고 갖가지 추측이 난무하고 있다.
심지어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들이 이름조차 모르는 해외지도자,한창 98프랑스월드컵 지역예선전에 골몰하고 있는 유럽 어느 나라의 현직 감독까지 거론 대상으로 등장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로선 축구협회는 공식적으로 박감독의 경질방침만 확실할 뿐 한걸음도 진척시키지 못한 상태다.국내파냐 해외파냐도 아직 결정짓지 못했다.해외 감독 영입에 대비,국제축구연맹(FIFA)공식 에이전트들에게 유능한 지도자를 물색해달 라고 부탁했으나 크리스마스 휴가.연말연시와 겹치는등의 이유로 아직까지 회신을 받은 것은 한건도 없다.이같은 사정과 함께 대표팀 재소집,98월드컵 아시아지역 예선전(2월)등 코앞에 닥친 일정때문에최근 국내 감독의 영입설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특히 감독 추천권을 쥔 축구협회 기술위원회가 당초 30,31일중 열릴 예정이었으나 내년초로 미뤄진 것도 국내파 감독론을 부추기는 요소다.
늦어도 다음달 10일로 예정된 대표팀 소집일정에 비춰 비장의카드가 없는 한 해외파 영입이 시간적으로 불가능하다는 판단이다. 이에따라 차범근(43)전 현대감독,허정무(42)전남드래곤즈감독,니폼니시(53)부천유공 감독등이 주목대상으로 떠오르고 있다.특히 차감독은 독일 분데스리가에서의 오랜 활약으로 유럽등 선진축구 조류에도 밝아 한국축구의 장기 전략에 적 합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반면 50대 후반~60대 초반 지도자들은 그동안 나눠먹기식으로 대부분 대표감독을 역임하며 실력을 검증받은 상태여서 일단 고려대상에서 제외되는 분위기다.
한편 해외파 후보로는 자율관리를 중시하는 남미.서유럽 감독들의 경우 자칫 흐트러진 한국선수들의 정신력을 다지기 어렵다는 판단아래 일단 제외됐으며 국가관을 중시하는 러시아.동유럽 지도자들이 상대적으로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한때 디 미타르 페네프 전 불가리아감독과 파벨 사디린 전 러시아감독등이 물망에 오른 것은 그 때문이다.

<정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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