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본내년세계경제>7.끝.아세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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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내년에 동남아국가연합(ASEAN)은 올해보다 수출세가 회복되겠지만 올해의 긴축기조 여파로 전체적으로는 올해와 비슷한 경제성장을 이룩할 것으로 보인다.지난해 평균 8.1%의 경제성장률을 보였던 ASEAN은 올해는 평균 7.3%의 성 장에 머무를것으로 추정된다.수출신장세가 눈에 띄게 수그러든 결과다.
수출둔화 이유는 한국과 유사하다.주요 수출시장인 선진국과 ASEAN 역내시장 사정이 모두 좋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엔저 때문에 수출경쟁력이 약화됐다.이 지역 중심산업의 하나인 반도체를 비롯한 전자제품이 공급초과에 따른 수출단가 하 락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또 태국.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등이 그동안의 고속성장으로 경상수지 적자가 크게 늘고,경기과열로 인한 물가불안까지 겹쳐 의도적으로 강한 긴축정책을 편 것도 이들의 올해 경제성장 성적표가좋지 않게 나온 이유중 하나다.다행스러운 것은 내년에는 이러한사정들이 상당부분 해소될 것이고,따라서 이들이 그동안 추진해온개방과 규제완화등 제도개선은 중단없이 추진될 것이라는 점이다.
그래서 베트남이 가장 높은 성장률(9%)을 보이는 가운데 내년도 ASEAN 전체 경제성장률을 대부분 전망기관들이 7.3% 수준으로 내다보고 있다.
ASEAN은 그동안 추진해온 경제자유화에 자신을 갖게 돼 앞으로 더 과감한 제도개선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특히 ASEAN의 자유무역지대(AFTA)화를 현재 선언한 시한인 2003년보다 앞당길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고 이에 한국등 여타 아태경제협력체(APEC) 회원국에도 참여기회를 주기로 한 점은 매우 고무적인 변화다.
내년에 ASEAN에서 눈여겨 볼 또다른 사항은 서남아지역과의경제통합이다.내년에는 현재 메콩강유역 개발과 체제전환에 열을 올리고 있는 미얀마.라오스.캄보디아등이 ASEAN에 편입하는 소위.아세안10'구상이 구체화되는 해가 될 가능 성이 높다.이렇게 되면 ASEAN의 고속성장에 또다른 날개를 달게 되는 셈이다. 물론 ASEAN의 내년을 장밋빛으로만 볼 수 없는 사정은 있다.경제적으로 가장 걱정되는 것은 경상수지 적자다.특히 말레이시아.태국.인도네시아등의 경상수지 적자는 올해보다 다소 줄어들겠지만 여전히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여기에 태 국.인도네시아등은 정권운영능력 또는 민주화와 관련한 정국불안의 소지도 있다.그러나 이들 지역의 내년 경제는 선진국과 역내시장이 활력을 되찾을 것으로 보이고,자체의 경제제도 개선 노력이 계속돼 올해보다 개선될 전망이다.

<김정수 전문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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