本社 통일문화硏 선정 올 북한 10大 뉴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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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북한은 더 악화된 경제사정으로 어려운 한해를 보냈다.2년 연속 수해(水害)까지 겹쳐 아사자(餓死者)가 속출하는등 극심한 식량난을 겪었다.전례없는 집단 탈북자도 생겨났다.이에따라 북한은 올해말까지로 예정된 경제완충기를 무기한 연기하 는 한편 분조계약제 도입등 농업개혁에 나서기도 했다.예상됐던 김정일(金正日)의 권력승계가 .미뤄진'것도 이런 경제실상과 무관치 않은 듯싶다.북한은 그러나 정전협정을 무력화하기 위해 판문점 공동경비 구역에 중무장 병력을 투입하는등 대 남(對南)도발을 감행했다.잠수함을 이용한 전투정찰과 무장공비 침투는 국제적인 비난만자초했고 한국을 포함한 국제사회의 인도적 지원마저 어렵게 했다.총체적 위기상황과 호전성이라는 북한의 두 얼굴은 또.북한 붕괴론'을 둘러싼 논쟁을 재 연시키기도 했다.본사 통일문화연구소는 북한 10대 뉴스를 선정,올 한해 북한을 되돌아본다.
[편집자註] ◇잠수함 침투사건 지난 9월18일 좌초된 잠수함발견으로 시작된 강릉무장공비 침투사건은 작전규모.기간등 모든 면에서 68년 울진.삼척 무장공비사건이후 최대규모.무장공비 26명중 25명이 사살 또는 생포됐으며 우리측은 8명의 군인,4명의 민간인이 숨 졌다.북한은 잠수함과 생존및 사망승무원을 돌려보내지 않을 경우.수백,수천배'보복하겠다고 위협하기도 했다.
유엔 안보리 규탄성명까지 나오게 한 이 사건으로 북한은 서방의 투자기피등 자기 목을 스스로 죄는 결과를 낳았다.
◇김경호씨 일가족 17명 탈북 북한주민 김경호(62)씨 일가17명의 집단 탈북은 그 규모나 탈출경위등에서 기존의 탈북사례와 대비됐다.
사회안전부 요원이 안내를 맡은 것도 북한체제 동요를 말해주는단적인 부분이었다.이 사건을 계기로 논의차원에 머무르던 북한주민의 대규모 탈북 문제가 당면 주요현안으로 다뤄져야 한다는 의견이 강력히 대두됐다.
◇판문점 연락사무소 폐쇄 북한은 4월4일 비무장지대 유지및 관리와 관련한 임무를 포기한다고 전격 발표한데 이어 판문점 공동경비 구역에 중무장 병력을 투입,긴장을 조성했다.남한 총선(總選)직전의 정전협정 무력화를 노린 이 시도는 대북 경각심만 고조시켰다.북 한은 또 11월19일 판문점의 북한측 연락사무소를 폐쇄했다.
◇애틀랜타올림픽 참가 3년동안 국제 스포츠 무대에서 자취를 감췄던 북한은 미국 애틀랜타에서 열린 제26회 올림픽 경기대회에 45명의 임원.선수단을 파견했다.북한의 영웅이 된 계순희(유도.45㎏급)를 비롯,김일(레슬링.45㎏급)이 금메달을 땄고은메달 1.동메달 2개를 획득했다.임원으로 참가한 북한 체조협회장 장경남은 아동추행 혐의로 체포.구속되기도 했다.
◇이철수 대위 미그기 몰고 귀순 북한공군의 이철수대위가 지난5월23일 미그-19기를 몰고 귀순해왔다.북한 공군기들은 어려운 경제사정으로 충분한 급유를 받지 못하고 있으며 노후화된 기체도 어렵사리 보수해 쓰는등 북한군의 현주소를 보여줬다.이대위는 지난 3일 한국 공군 소령으로 임관했다.
◇나진.선봉 투자설명회 김일성(金日成)유훈(遺訓)사업으로 추진해온 나진.선봉 자유경제무역지대의 투자활성화를 위한 설명회가9월13일부터 이틀간 현지에서 열렸다.
그러나 북한이 남측 참가자 53명중 25명만 선별 초청한게 문제가 돼 남한측 기업인과 취재단의 방북이 전면 취소됐다.북한은 투자유치실적이 부진한 가운데 설명회를 마쳤고 모처럼 해빙(解氷)기미를 보였던 남북경협이 꽁꽁 얼어붙는 것은 물론 다른 나라.기업의 투자까지 내쫓게 했다.
◇분조계약제 전면실시 농업개혁을 위한 분조계약제가 1월초 주민들의 기대와 환영속에 전격 도입됐다.목표량을 초과한 분량에 대해 분조단위로 자유처분을 허용한 이 제도는 그러나 농약과 비료등의 공급차질로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그러나 식량난 해결을 위 해 자본주의 요소 도입으로까지 비쳐질 개혁방안을 도입한 것은 북한의 개혁.개방정책과 관련해 많은 시사점을 던지고있다. ◇금강산발전소 완공 9월18일 완공된 금강산발전소는 총발전능력 80만㎾로 북한 최대규모의 수력발전소.지난 86년10월 남한에 .수공(水攻)위협'을 안기며 착공된 금강산발전소 건설에는 대규모 군병력이 투입됐고 많은 희생자가 났다.
◇김정일 판문점 시찰 김정일이 11월24일 판문점을 시찰했다.김정일은 지난 70년대 세차례 판문점을 방문한 것으로 알려져있으나 이후 공식적으로 판문점을 찾은 것은 처음이다.
남북관계가 극도로 경색된 가운데 이뤄진 김정일의 판문점 방문은 군관련 행사에 집중된 김정일의 올해 통치활동을 마무리하는 성격을 띠고 있다.
◇경제완충기 무기연기 제3차 7개년 경제계획(87~93년)의실패로 94년부터 올해말까지를.경제완충기'로 설정했던 북한은 이를 다시 무기연기했다.농업.경공업.무역부문의 혁신을 내세웠던완충기 경제전략은 김일성 사망과 거듭된 대홍수로 파탄을 맞았으며 북 한경제의 탈출구는 보이지 않고 있다.

<김성진.이영종 기자> ① 무장공비 강릉침투 사건 ② 김경호씨 一家 17명 脫北 ③ 판문점 연락사무소 폐쇄 ④ 96애틀랜타 올림픽 참가 ⑤ 이철수 대위 미그기 귀순 ⑥ 나진.선봉 투자유치 설명 ⑦ 분조계약제 전면적 실시 ⑧ 금강산발전소 9月 완공 ⑨ 김정일 11월 판문점 시찰 ⑩ 경제완충期 무기한 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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