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소집 임시국회 與野 극한대립 예고-자민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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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최각규(崔珏圭)지사등 자민련 강원도 출신들의 집단 탈당으로 세밑 정국이 꽁꽁 얼어붙었다.23일부터 소집되는 임시국회는 여야간 극한 대립이 예고되고 있다.이미 안기부법 개정을 놓고 실력대결을 벌인 터에 崔지사 탈당파동은 대립을 고착 시키고 있다.노동법 개정에는 여야 모두 단일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지만 대화보다 대결을 외치는게 훨씬 큰 흐름이다.여야 3당은주말인 21일에도 각급 대책회의를 잇따라 열고 정국 주도권 확보방안 마련에 부심했다.야권으로 보자 면 추가 탈당방지(자민련),공조강화(국민회의)를 위해서도 결코 양보할 수 없는 한판이다.신한국당도 기세싸움에서 밀릴 수 없다는 태도다.대선논의의 중단이라는 망외(望外)소득도 있다.연말 정국은 이래저래 대립과대치,강경구호와 몸싸움으 로 얼룩져갈 전망이다.
[편집자註] 최각규(崔珏圭)강원도지사등의 집단 탈당사태에 대한 자민련의 분노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21일엔 대여(對與)규탄행사로 하루를 보냈다.오전 고문단.부총재단.당무위원.국회의원이 모두 모여 규탄회의를 가졌고 화형식에 항의시위등 당이 총궐기 한 느낌이다.
연석회의에선 이번 사태를“야당탄압을 위한 김영삼(金泳三)정권의 비열한 막후공작”으로 규정하고.결사항전'할 것을 선언했다.
성전(聖戰)이란 표현까지 튀어나왔다.
김종필(金鍾泌)총재는“현정권은 우리당의 강원지역 기반을 별별방법을 다 구사해 짓밟고 말았다”며“이제 절대권력의 횡포를 더이상 구사하지 못하게 대결하고 싸워야 한다”고 선언했다.
양순직(楊淳稙)고문은“아무리 힘이 강대하고 잔인하게 국민의 입을 막아도 시간이 지나면 다 그사람들이 죄인으로 심판받는다”고 현정권을 성토했고 변웅전(邊雄田.서산-태안)의원은“똘똘 뭉쳐서 김영삼정권 퇴진운동을 전개해야 한다”고 열을 올렸다.
참석자들은 결의문을 채택,“이번에 발생한 반민주적.반시대적 작태는 초법적 위치에서 전제군주처럼 군림하는 현 대통령만이 저지를 수 있는 전대미문의 폭거로 야당을 파괴해 일당독재를 획책하고 있음을 실증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자민련은 이어 당사 앞에서 탈당한 네사람과 공작정치를 상징하는 허수아비 5개를 불태웠다.화형식을 지켜보는 당직자들의 표정은 결연했다.
자민련은 국민회의와 공동으로 신한국당이 23일부터 소집 요구한 임시국회를 원천봉쇄키로 했다.金총재는“안기부법과 노동법이 연내에 통과되지 않는다고 이 나라가 거꾸러지거나 엎어지는 것이아니다”라며 국민회의와의 행동통일을 지시했다.
본회의장 점거등 실력행사도 불사할 참이다.정기국회 폐회일인 18일 국민회의가 신한국당과 몸싸움을 벌여가며 안기부법의 본회의 통과를 실력으로 저지했을 때 수수방관했던 것과는 판이하게 달라진 자세다.
그렇다고 안기부법 개정에 반대하지 않는다는 당론이 바뀐 것도아니다. 국민회의쪽과 공동보조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맞은 것이다. <이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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