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봅시다>통합민주당 중진 지낸 자민련 한영수 부총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자민련 한영수(韓英洙)부총재는 김종필(金鍾泌)총재와 한배를 타고 있다.92년 대선때 김대중(金大中)국민회의 총재가 이끌던통합민주당 중진으로 활동했던 그는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과정의 불공정성을 이유로 탈당했다.두 金총재의 정치적 개성을 아는 그는 야권이 추진중인 후보단일화에 대해 회의적 시각을 숨기지 않았다. -안기부법 개정문제에서 드러났듯 양당은 이질적 집단이다.과연 야권후보 단일화가 잘 이뤄질 것으로 전망하는가.
“양당이 서로 다른 것은 사실이다.그러나 내각제개헌 관철을 위해 양당이 공동투쟁할 때는 후보단일화가 가능하다.나는 김대중총재와 국민회의측에 늦어도 이번 정기국회초까지는 당론을 내각제로 바꾸라고 제의했다.그러나 국민회의는 당론변경을 미뤄왔다.김대중총재는 자신이 야권 단일후보가 되기 위해 내각제논의를 하고있을 뿐이다.권력구조를 내각제로 바꿔야겠다는 신념이 실려있지 않다.이런 상태에서는 야권후보 단일화는 어렵다.” -그렇다면 자민련이 후보단일화론에 뛰어든 것은 잘못됐다는 뜻인가.
“그렇다.우리가 말려들고 있다.대선에서 후보를 내지 않으면 자민련은 없어진다.집권의지가 없으면 정당존립 의미가 없다.” -현단계에서 자민련의 최선책은 무엇인가.
“내각제 개헌을 위해 당의 힘을 쏟아야 할 때다.” -김대중총재의 의중을 모를리 없는 김종필총재가 후보단일화 필요성을 강조하는 속셈은 무엇으로 보는가.
“JP가 후보단일화가 되면 정권교체가 된다고 강조하는 것은 김영삼(金泳三)대통령에게는 내각제를 받으라는 강력한 메시지다.
DJ에 대해서는 내각제를 전제하지 않은 후보단일화는 없다는 의지를 전달하는 것이다.” -金대통령은 이미 임기내 개헌이 불가능하다고 선언했는데 앞뒤가 안맞지 않는가.
“물리적으로 개헌이 불가능한 단계까지는 상당한 변수가 있다.
YS는 민주계 정권의 재창출이 어렵다면 퇴임후를 생각해 내년 봄에 내각제로 선회할 수도 있다.그에게 내각제개헌은 차선이 아니라 최선이다.” -YS를 내각제로 돌아서게 할 수 있는 카드는 무엇인가.
“국민회의와 자민련이 내각제로 연대한다면 YS는 돌아선다.그러나 후보단일화는 결코 YS를 압박하는 무기가 될 수 없다.”-만일 DJ가 야권 단일후보로 나서 집권할 경우 JP와의 내각제 약속을 지킬 것으로 보는가.
“회의적이다.그의 정치행태로 보면 약속을 지키지 않은 경우가훨씬 많다.” -공동집권론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일종의 연립정부수립을 의미하는 것으로 내각책임제 아래서만 가능한 얘기다.대통령제 헌법아래서 당선된 대통령이 다른 당과 권력의 지분을 배분한다는 것은 허구다.권력의 속성으로 미뤄 실현불가능하다.” -그렇다면 공동집권이 실현될 수 있는 전제조건은 무엇인가.
“내각제 개헌을 해 총선을 통해 내각 총리가 탄생했을 때는 사전 약속없이도 가능하다.” <이하경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