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새 美경제팀과 대화채널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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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왜 우리가 밖으로 뻗어야 하는지,우리 문을 더 열어야 하는지정설이 없다.경쟁이 촉진돼 효율성이 늘어난다는 것이 전문가의 답변이다.그러나 이는 피부에 와닫지 않는 얘기다.한번 생각을 바꿔 다가오는 21세기에 살아남기 위해서라고 생 각해봐야 할 때다.다른 말로 표현하면 국가유지를 위해 국제화를 한다고 말할수도 있다.
냉전시대와는 달리 극동지역에서 미국이 느끼는 한국의 전략적 중요성은 낮아지고 있다.그렇다고 중국이나 러시아,더 나아가 일본이 한국의 장래를 호의적으로 생각한다고 믿기도 어렵다.그렇다면 미래에도 자립자존의 길을 걸으려면 우리 스스로 가 전세계 곳곳에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고,조금이라도 인류의 복지를 위해 힘쓰는 모습을 보이지 않으면 안된다.막연한 세계화보다는 생존을위해 국제규범을 존중하는 것이 국정목표가 돼야 한다.
미국의 새로운 클린턴 경제팀에 비공식 대화채널을 구축하는 것의 중요성이 바로 여기에 있다.국가이해가 걸린 통상협상의 대강은 비공식적 접촉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는 것이 정설이다.비공식채널이 없으면 공식협상이 무겁게 진행된다.미국이 우리의 전략적중요성을 낮춰 보는 것과는 상관없이 우리는 미국을 무시할 수가없다.최근 미국경제가 부활해서가 아니라 단순히 미국시장이 제일열려있고 큰 시장이기 때문이다.
클린턴 2기 경제팀은 보기에 따라서는 통상협상에 관한한 강성팀이다.평생을 협상무대에서 장기를 익힌 실무형이 대거 포진하고있기 때문에 공식협상에서 실리를 챙기기는 어려울 것같다.그러면최소한 이들 경제팀중에 우리가 처한 어려움을 이해하고 급하게 도움을 청할 대화상대를 만드는 것은 일이 터진 뒤에 수습하는 것보다 비용이 적게 드는 일이다.당장 우리사회에도 가동할 수 있는 인적 자원이 많이 있다.이들한테 역할을 맡겨 클린턴 경제팀내에 한국사정을 이해하는 사람들 과의 인맥을 만들고 민간차원의 로비군단을 만드는 것은 물건을 파는 일보다 더 중요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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