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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혁명聖地' 회령 脫北 거점 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함경북도 회령(會寧)은 김정일의 생모 김정숙(金正淑)의 고향.그래서 그동안.혁명 성지(聖地)'로 선전돼 왔다.김정일은 특히 아버지 김일성(金日成)이 사망한 이후 김정숙 우상화 및 회령에 대한 혁명사적지 조성사업에 박차를 가해 왔다 .
김정숙을.불요불굴(不撓不屈) 공산주의 혁명투사'나.항일혁명의영웅'으로 치켜세웠다.청진과 회령 사이에 고속도로를 건설하고 자신이 직접 명명한.인민도서관'을 설립했다.그런데 이 회령이 최근 잇따른 탈북자들의 주요 통로로 활용되고 있 다.
지난 9일 서울에 도착한 김경호(金慶鎬)씨 일가족이 모두 회령 출신이고 현재 홍콩당국에 망명을 요청한 유봉남을 비롯한 상당수 탈북자들이 회령을 탈북거점으로 삼은 것으로 밝혀졌다.
그렇지 않아도 중국과의 밀무역으로 골머리를 앓아 온 북한당국은 최근 이 지역의 경비를 강화하고 회령지역을 통한 중국과의 왕래를 일시 중단하는 조치를 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가안전보위부와 사회안전부는 물론 중앙검찰소 요원까지 포함하는 특별단속반을 파견해 이 지역주민 사찰과 탈북자 단속에 나섰다. 탈북자들이 회령을 새로운 탈출거점으로 애용하고 있는 것은그동안 이 곳의 치안이 상대적으로 안정돼 단속의 손길이 뜸했던데다 중국 조선족 보따리장수등의 북.중간 왕래가 비교적 활발해탈북관련 정보를 입수하기 쉬웠기 때문이라고 한 귀 순자는 전하고 있다.김정일이 각별한 관심을 갖는 회령에서 최근 벌어지는.
불미스런'사태는 이래저래 북한당국을 긴장시키기에 충분한 것이다. <이영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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