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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져들 수 밖에 없는 맞춤정장의 매력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기성복에서 느낄 수 없는 편안함, 내 몸에 꼭 맞는 수트
전통과 장인정신이 빚어낸 한국 맞춤 정장의 명품들

‘맞춤복의 거리’로 유명한 영국 섀빌로우 거리가 호황을 맞았다. 한 동안 기성복에 밀려 주춤했던 맞춤 양복이 최근 붐을 맞이했기 때문. 남과 다른 나를 표현하고 개성 있는 옷을 입고 싶다는 구매 욕구에서 시작된 트렌드에 따라 전세계 VIP가 섀빌로우 거리로 모이고 있다.

맞춤이 곧 ‘고급’으로 인정받으면서 한국역시 맞춤복 시대가 열리고 있다. 전체 남성복의 5%에 불과하지만 오랜 전통과 숙련된 기술로 탄탄한 고객층을 이끌고 있는 맞춤복 시장. 돌아온 정통, 맞춤 양복점을 찾았다.

<장미라사> 한국 수트 문화 이끄는 명품 중의 명품

‘장미라사’는 옷을 좀 안다는 남성들 사이에서 한 번쯤 꼭 입어보고 싶은 최고급 수트 브랜드로 꼽힌다. ‘갤러리아 이스트에서 지난 11년간 매장을 유지해 온 유일한 브랜드’라는 설명은 장미라사가 남성 수트 시장에서 차지하는 위치를 말해준다. 장미라사는 1956년 제일모직의 원단 시험부서로 출발했으며 1988년 별도 법인으로 독립했다. 70년 대에는 한 시즌에 버버리코트만 200벌을 판매할 정도로 대중적인 인기를 누렸던 장미라사가 지금과 같은 명품 브랜드의 모습을 갖춘 것은 IMF 전후다.

이영원 장미라사 대표는 “해외 여행의 일반화, 정보의 홍수라는 시대의 흐름을 따라가면
서 브랜드 정체성의 재정립이 필요했다”며 “맞춤은 고객의 믿음에 보답해야 한다는 생각에 고객 한 분 한 분을 위해 옷이 아닌 작품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장미라사의 고급화 전략은 우려를 낳기도 했다. 가격 상승으로 고객이 절반 이상 줄어들지
모른다는 게 가장 큰 이유였다. 그러나 이 대표는 수트의 본고장 이탈리아와 프랑스를 오가며 명품화에 더욱 확신을 갖게 됐다. 1995년부터는‘만드는 사람이 일류여야 최고의 작품이 나온다’며 직원들을 이탈리아에 보내 공부시켰다. 고급화 전략은 적중했다. 장미라사는 정치인, 기업 CEO 등 유명인 단골만 2500여 명을 거느린 명품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네팔 왕실의 수트를 담당하는 등 해외에서도 유명세를 날렸다. 올해 4월부터 100% 핸드메이드 수트를 제작하면서 장미라사는 더욱 자심감이 붙었다. 해외 주문 생산 원단을 80% 이상 사용해 소재 퀄리티도 높였다. 이 대표는 “가장 뛰어난 수트는 퀄리티가 좋고, 아름답고, 끊임없이 발전하고 변화되는 옷이어야 한다”며 “장미라사 제품의 퀄리티는 초일류라고 자부 한다”고 말했다.

최근 장미라사는 젊은 고객과 여성 고객이 늘고 있다. 얼마 전에는 이제 막 사회에 첫 발을 딛은 청년이 취직 기념으로 제대로 된 수트를 입고 싶다는 욕심에 장미라사를 찾아왔다. 대구에서 서울까지 올라왔다는 청년에게 이 대표는“수트로 멋을 내기 위해서는 많이 보고, 입고 즐기라”는 조언을 했다고.

그는 “수트는 상대가 있을 때 입는 옷”이라며“상대를 배려하고 자신을 표현하기 위해 고객들에게 수트 문화를 알리는 것도 중요하다”고설명했다. 장미라사는 현재 태평로 본점과 갤러리아 이스트점을 운영하고 있다.

가격은 200만~300만원 선이 인기 품목이고, 원단, 디테일에 따라 가격은 다양하다.
문의 본점 02-755-9923

<종로양복점> 100% 핸드 메이드 맞춤 수트 92년 전통 이어온 한국 맞춤양복의 산증인

종로양복점은 3대가 이어오며 올해로 창업 92년을 맞은 최고(最古)양복점이다. 전통과 역사를 자랑하는 양복점인 만큼 고객들의 신뢰가 높다. 이경주 종로양복점 대표는 “매장을 찾아오는 손님이나 문의 전화를 하는 손님은 모두 입소문을 듣고 이미 종로양복점에 대해서 잘 알고 있다”며 “그렇기 때문인지 내방 고객의 90% 이상이 옷을 맞춘다”고 말했다. 종로양복점은 가장 오래된 양복점이라는 명성에 걸맞게 장관, 기업가 등 VIP고객을 거느리고 있다. 입소문을 듣고 춘천, 부산, 조치원, 천안 등 지방에서도 고객들이 양복점을 찾아온다고. 최근에는 개성이 뚜렷한 젊은이들이 양복을 맞추기 위해 찾아오는 일이 눈에 띄게 많아지고 있다.

이 대표는 “이전보다 기성복 사이즈가 다양해졌지만 내 몸에 맞춘 양복과는 차이가 날 수 밖에 없다”며 “희소가치를 높이 평가하고 멋을 추구하는 젊은이들이 맞춤양복을 선호하는 추세를 보이면서 소재 및 기술의 고급화로 한국형 명품 브랜드로 나아가기 위한 개발을 지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흔히 맞춤양복은 무조건 비싸다고 생각하지만 알고 보면 합리적인 가격대를 제시하는 것도 맞춤양복의 매력이다. 양복의 가격은 소재와 디테일에 따라 천차만별이지만 종로양복점의 맞춤양복은 일반적으로 80만원 대. 광고비, 물류비, 재고 부담이 없기 때문에 좋은 가격에 양복을 맞출 수 있다는 것이 이경주 사장의 설명이다.

1970년부터 일을 배우기 시작한 이 대표가 가업을 물려받은 것은1980년 대. 이 대표는 아버지의 권유로 1960년 학원에서 공부를 시작해36년 간 아버지와 함께 일했다고 한다.
이 대표는 처음 양복 일을 시작했을 때 만드는 옷마다 고객들에게 맞지 않아서 한참 고생을 했다고 한다. 20여 년 전쯤 맞춘 옷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그 자리에서 옷을 찢어버린 고객은 지금도 잊을 수 없는 기억이다. 한 달에 평균 한 벌 이상 양복을 맞추면서 매번 옷이 마음에 안 든다며 옷을 늘여 달라 줄여 달라 요구하던 고객도 잊을 수 없다고. 이 사장은 불평 한 마디 없이 고객의 요구를 들어준 끝에 결국은 이 고객과 친구사이가 됐다. 이 대표는 “고객에게 해주는 것은 끝이 없다는 마음
이 전해져 고객들이 멀리서도 찾는 것 같다”며 종로양복점의 100년을 기약했다.

문의 02-733-6216

자녀에게 입혀주고 싶은 명품 만든다

“의복은 자신만의 개성을 상대방에게 가장 쉽고 빠르게 전달하는 수단으로 자신에게 맞는 옷을 입는 것의 중요성은 점차 커지고 있습니다.”
장병석 AQ양복점 대표는 “옷은 이미지 관리의 대표적인 수단”이라는 말로 말문을 열었다. 옷을 잘 입는 사람이 이미지관리가 철저한 사람으로 인식되면서 자신에게 꼭 맞고 결점을 가려주는 맞춤양복을 선호하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 그는 “소위 성공한 사람들로 일컬어지는 대기업CEO, 정치․경제계 인사들이 맞춤양복을 선호하는 것이 바로 이미지 관리”라고 덧붙였다.

AQ양복점의 장병석 대표는 19세 때부터 양복 제작을 배우기 시작했다. 60년 대 유년기를 보내면서 자신만의 기술을 가져야 한다는 생각에 양복 만드는 법을 배웠다고. 진정한 양복쟁이가 되기 위해서는 오랜 시간이 필요했다. 맞춤 양복을 만드는 법은 책이나 말로 배우고 익힐 수 있는 공
부가 아니었다. 많이 만져보고 입어보고 다양한 경험을 쌓은 후에야 숙련된 기술을 익힐 수 있었다. 그래서 장 대표는 “맞춤양복은 입는 사람에게도 만드는 사람에게도 매력적인 옷”이라고 말한다.
장 대표는 “맞춤양복은 그 자체로도 높은 작품성을 갖고 있고 이를 즐겨 입는 고객은 기성복을 입지 못할 정도로 편한 것이 특징”이라고 말했다. 트렌드, 패턴 개발에 민감해 기성복 트렌드를 앞서 나가는 것도 맞춤양복의 경쟁력이다.

AQ양복점은 가족 같은 고객들이 많다. 한 번 에이큐양복점의 옷 맛을 알면 강남이나 지방에서도 옷을 맞추기 위해 찾아온다. 자녀를 데리고 와 수트 입는 법을 직접 가르치는 고객도 많다. 최근에는 해외 고객들도 늘었다. 점차 늘어나는 해외 고객들을 위해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한 전략도 계획하고 있다.
장 대표는 “무엇보다도 가장 기분 좋은 일은 고객들이 만족스러워할 때”라고 말한다. 최근 이명박 대통령의 미국 방문 시 수행한 청와대 관계자의 파티 복장을 맞췄던 일은 뿌듯했던 일화 중 하나다. 수트에 익숙하지 않은 그를 위해 턱시도 정장과 블랙타이를 준비해 파티 격식을 갖춘 것이 좋은
반응으로 돌아왔던 것. 가격은 120만~150만원 선이 일반적이다.

문의 02-777-6111

신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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