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우덕의 13억 경제학]“2009년 중국경제, 어디로 가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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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기업이 내년 사업계획 짜느라 골몰하고 있습니다. 담당자들은 가슴이 답답합니다. 국내나 해외, 어디 하나 만만한 곳을 찾기 힘듭니다. 사업하시는 분들은 더 고민이 깊습니다. 사업을 접어야 할지 고민하는 분도 있습니다. 끊었던 담배를 다시 찾는 중소기업 사장도 늘고 있고요.

그들이 갖는 큰 고민 중 하나가 '중국'입니다. 중국 경제가 내년 어떻게 될 지는 이 땅의 모든 '사장님'들의 최대 관심사가 됐습니다. 중국을 고려하지 않은 사업 계획은 의미가 없기 때문입니다.

'13억 경제학' 블로그가 그 고민을 풀어주기 위한 작은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다음 주 목요일 저녁, 세 번째 오프라인 모임을 갖기로 했습니다.

주제 : 1. "2009년 중국경제 어디로 가나?"
2. 한-중 조선업 비교로 본 국내 제조업의 생존 방정식
발표 : 1. 표민찬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
2. 조용찬 한화증권 중국팀장
일시 : 2008년 11월 13일(목요일) 저녁 6시 30분
장소 : 다음 주 화요일 신청자에게 이메일로 개별 통보
신청 : 이메일(woodyhan@naver.com)로 접수
(이름, 하는 일, 신청동기 등을 적어 보내시면 됩니다)
회비 : 10,000원(저녁 식사비)

표민찬 수석연구원은 대만과 미국에서 석박사를 하고, 매일경제신문 연합뉴스 기자를 거쳐 SERI에 합류한 이론과 실제를 겸비한 중국전문가입니다. 삼성그룹 기업들에게 중국비즈니스의 길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이번 모임에서는 내년 중국경제 성장 전망, 투자 및 소비동향, 대응책 등에 대한 고급정보가 제시될 것입니다.

모두 환영입니다. 관심있는 분들의 많은 참여 기다리겠습니다. 장소 예약에 필요하오니 꼭 사전 신청을 해주십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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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미나를 개최하기에 앞서 짧은 글 한 꼭지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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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을 확대된 내수 시장으로 보라!"

제가 기회만 있으면 강조하는 말입니다. 중국의 기업과 소비자는 멀리있지 않습니다. 그들은 '서해'라는 큰 호수를 사이에 둔 이웃이라고 봐야 합니다. 그들은 한 울타리 안의 경쟁자일 수도 있고, 또 우리에게 기회를 주는 시장일 수도 있습니다.

당연히 사업계획에 그들의 움직임이 반영되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는다면 어떤 결과가 오냐고요?

작년 개항된 부산 신항을 예로 들어보지요. 부산신항이 개항되는 바로 그 때 상하이 양산(洋山)에도 대형 항구가 문을 열었습니다. 부산신항과는 비교가 안되는 어마어마한 규모였지요. 두 항구가 서로 관계가 적다면 문제 될 게 없습니다. 그러나 부산신항과 양산항은 서로 경쟁관계입니다.

부산항으로 몰려드는 컨테이너 중 상당부분은 중국의 북부지역 항구에서 오는 환적화물입니다. 다롄항에서 작은 배로 실어온 컨테이너를 부산항에서 큰 배로 옮겨 미국으로 수출하는 물류 흐름이었지요. 그러기에 중국의 부상으로 부산항이 빠르게 성장했던 것입니다.

그러나 양산항의 등장으로 이 흐름에 변화가 오고 있습니다. 중국 북부지역 화물이 부산항으로 오지 않고 양산항으로 간다는 것이지요. 양산항은 기존 상하이항과는 달리 심수(深水)항이기에 초대형 컨테이너선의 입항이 가능합니다.

양산항은 아직 상하이주변 물동량을 처리하느라 여지가 그리 크지 않습니다. 그러나 양산항은 오는 2020년까지 시설 확장 작업을 계속할 계획입니다. 옆 닝뽀(寧波)에도 대형 항구가 건설되고 있구요. 이들 항구는 앞으로 태평양과 유럽으로 나가는 중국컨테이너를 모두 환적한다는 계획입니다.

부산신항은 자칫 껍데기 항구로 전락할 위험에 노출될 수 있습니다.

부산신항 개발에 차이나펙터를 고려해야 했습니다. 중국의 항구 동향을 살피고, 그로 인한 물류 흐름을 점검하고, 대응책을 마련했어야지요. 시설확장이 전부는 아니라는 얘기입니다. 항구경쟁력이라는 게 시설이 얼마나 크냐에 따라 결절되는 것만은 아닐 것이기 때문입니다.

광양항 개발은 또 뭡니까?
지금 광양항에 제대로 된 배가 들어오기나 하나요?

중국이라는 요소를 감안하지 않는 사업의 후과(後果)가 그렇습니다.

하나 예를 더 들어볼까요?

불과 몇 년 전 우리나라 남해 해변에 조선(造船)소가 우후죽순처럼 등장했습니다. 조선산업이 잘 되니까 너도나도 뛰어든 겁니다. '조선벨트'라는 말이 나올 정도였습니다. 그런데 같은 시기 중국 해안에 크고 작은 조선소가 동시다발적으로 건설되기 시작했습니다. 중국이 '타도 한국'을 외치며 조선산업을 대대적으로 육성하고 나선 것입니다.

거듭 말하자면 중국은 확대된 내수시장입니다. 한국 남해안의 조선소 건설은 과잉투자입니다. 중소형 규모의 조선소라면 중국이 훨씬 더 경쟁력이 있을 테니까요. 지금 남해안에 건설되고 있는 조선소 상황이 어떤지 저는 정확히 모릅니다. 다만 훗날 '조선소 과잉투자로 남해안 경제 타격'이라는 말이 나올 수 있다고 봅니다.

어쩌다 보니 항만과 조선 산업을 예로 들었습니다만, 어디 그 뿐이겠습니까. 제조업, 서비스업이 모두 그렇습니다.

거기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중국경제가 급성장하면서 1990년대 들어 아시아에는 중국을 중심으로 한 생산분업 체제가 형성됩니다. 간단히 요약하면 한국에서 중간재(부품 반제품)를 생산하고, 중국에서 조립해서, 미국으로 수출하는 체제입니다. 그 분업체계에 우리나라가 (의도했던 의도하지 않았던)적극적으로 뛰어들었고, 사실 이득을 많이 봤습니다.

중국의 내수시장이 커지면서 2000년이후 한국의 서비스업체가 중국으로 진출하기도 했습니다. 제조업 위주의 한중경협이 서비스 분야로 확대된 것이지요.

한국과 중국과의 경제는 FTA가 체결되지 않는 상황에서도 빠르게 통합되고 있습니다.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13일 오프라인 모임에는 이 같은 문제를 더 많이 논의하게 될 것입니다. 표민찬 연구원이 중국 거시경제 상황을 설명할 것이고, 조용찬 팀장이 조선업을 중심으로 한-중 경협 패러다임의 변화를 짚을 것입니다.

여러분의 많은 참여 기다리겠습니다.

한우덕 기자
Woody H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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