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대·철새·갯벌 … 빼어난 풍광 ‘생태관광 1번지’ 순천만 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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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순천시 순천만이 ‘에코 투어(생태 관광) 1번지’로 떠올랐다. 지난 토요일(1일)과 일요일(2일) 각각 13만5000여 명과 18만여 명 등 이틀간 연인원 31만5000여 명이 방문하는 기록을 세웠다. 대학교에 용역을 맡겨 출입구 7곳의 차량·사람 수를 계측한 수치다. 순천만에서 10㎞ 정도 떨어진 시내로 나오는 데 차로 1시간가량이나 걸릴 정도로 인파가 몰렸다. 평소에는 15분이면 충분하다. <본지 9월 23일자 1, 3면>

주말 나들이 인기 지역으로 순천만이 떴다. 람사르 총회의 공식 탐방지인 전남 순천만은 일요일인 2일 하루 약 18만 명이 방문하는 기록을 세웠다. 탐방객들이 순천만 갈대밭을 둘러보고 있다. [순천=연합뉴스]


이틀간 갈대밭의 나무 데크 길(길이 1.5㎞, 폭 약 2m)은 오가는 사람들이 교행하기 힘들 정도였다. 순천만이 한눈에 내려다 보이는 용산 전망대로 오르는 계단 길 약 100m 구간은 정체로 줄을 서 기다려야 했다. 2일엔 람사르총회 참가 중 탐방하러 온 각국 습지 전문가 80여 명과 일본인 단체 관광객 250여 명을 비롯해 외국인도 적지 않았다. 네덜란드의 환경운동가인 제시시켄즈 마리 요새는 “경치가 아름다울 뿐 아니라 탐방객이 많고 어린이부터 노인까지 다양한 점이 매우 인상적”이라고 말했다.

순천만은 갈대축제가 개막한 지난달 28일 이후 3일까지 탐방객이 모두 60만 명이나 된다. 최진구 순천시 관광마케팅담당은 “갈대·철새·갯벌·어패류 등 자연이 인간과 공존하는 순천만의 생태적 가치와 빼어난 풍광이 널리 알려지면서 탐방객이 급증, 그 수가 이미 지난 한 해 탐방객(180만 명) 수를 넘어섰다”고 말했다. 일본인 관광객 2만5000명도 12월 말까지 예약을 마친 상태라고 한다.

많은 인파가 몰렸지만 자연과 생태에는 별다른 영향이 없었다. 탐방객들은 갈대밭 사이에 갯벌 바닥으로부터 1~1.5m 높이에 나무판을 깔아 만든 보행 데크와 제방 길로만 다닐 수 있다. 철새 등의 휴식을 위해 해가 지면 탐방객은 모두 빠져나가야 한다.

잡상인 입장과 음식점 영업은 철저히 통제된다. 박지연(42·여·부산)씨는 “다른 지역 축제들과 달리 행사장 안에 잡상인들을 전혀 들이지 않아 분위기가 소란스럽지 않았다”고 말했다.

주변 업소들도 큰 재미를 보고 있다. ‘강변장어구이’ 주인 조순임(60)씨는 “한꺼번에 120명을 받을 수 있는데, 손님이 밀려들어 돌려보내기도 했다”고 말했다. 순천만 입구에선 10여 곳, 축제장 안에선 13곳의 음식점이 영업하고 있다. 3곳의 펜션은 여름부터 계속 예약이 밀려 있는 상태다. 이 때문에 도심의 모텔들까지 주말·휴일에는 빈 방을 구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노관규 순천시장은 “중앙일보가 순천만에 대해 집중 보도한 뒤 전국은 물론 외국에서까지 문의가 잇따르고 관광객이 줄을 잇고 있다”며 “앞으로도 친환경 개념을 최우선적으로 적용해 생태를 최대한 보전하면서 세계적인 관광자원으로 발전시키겠다”고 말했다. 

이해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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