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셰어드 익스피어리언스 극단 '템페스트' 내한공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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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2면

모처럼 본토산 정통 셰익스피어극의 묘미를 감상할 수 있게 됐다. 예술의전당과 중앙일보는 올해로 창립 20돌을 맞은 영국의주목받는 극단.셰어드 익스피어리언스'를 초청,12~21일 예술의전당 토월극장에서 셰익스피어의.템페스트'를 선보인다.
지난해.셰익스피어 연극제'를 통해 명작.한여름밤의 꿈'.미친리어'.로미오와 줄리엣'등을 거푸 공연한 예술의전당이 셰익스피어 시리즈의 대미를 장식하는 뜻깊은 무대다.
국내무대에서 좀처럼 보기 드문.템페스트'는 셰익스피어의 장막희곡 37편중 마지막 작품으로 꼽힌다.1610년에 씌어져 이듬해 셰익스피어 자신의 극단(킹스맨)에 의해 초연됐다.
셰익스피어 전공의 연극원 김미희교수는.템페스트'를“.한여름밤의 꿈'과 함께 로맨스형식을 대표하는 작품”으로 소개했다.그는“장소의 이동과 일상에서 환상으로의 전이,이성과 본성을 오가는인물의 성격변화,마법의 힘과 요정들의 등장등이. 로맨스형식'의특징”이라며“말년 인생을 관조하는 셰익스피어의 변모된 인간관이잘 배있는 작품”으로 평했다.
.템페스트'의 주제는 사랑과 용서다.동생에게 왕자리를 빼앗긴프로스페로가 방랑중에 온갖 마법의 힘을 빌려 반격을 꾀하지만 결국 딸(미랜더)과 원수의 아들(퍼디낸드)의 사랑에 감화돼 화해하고 용서한다는 줄거리.
마법과 요정이 등장하는등.템페스트'는 화려하며 다채로운 무대가 언제나 첫번째 볼거리로 꼽힌다.그러나 미리 녹화테이프를 통해 본 결과.셰어드 익스피어리언스'의 무대는 아주 간결하며 상징적으로 처리한게 특징.
무대는 하얀색의 돛만으로도 파도치는 해변과 폭풍우치는 바다,요정들의 요술까지 표현하는 놀라운 독창성으로 가득 차 있다.또한 이완과 긴장을 유발하는 독특한 음향효과와 신체언어가 강조되는 배우들의 연기도 눈여겨 볼만하다.
영국식 영어로 관람(한글자막처리)할 수 있는 이번 공연은 원전의 중량감있는 대사의 순결한 맛을 그대로 살리되 효과적으로 압축,관객의 이해를 돕는다.리얼한 배우들의 몸동작 덕분에 원작의 생생함이 훼손되지 않아 다행이다.
첫 내한공연을 갖는.셰어드 익스피어리언스'는 지난 75년 창단된 비교적 젊은 극단이다.극단명이 말해주듯 관객과의 교감(shared)을 가장 중요시하는 단체.그동안 톨스토이의.안나 카레니나'등의 수작을 공연해 영국의.타임아웃 어워드 '를 수차례수상한 전력이 있다.
87년부터 예술감독을 맡고 있는 여성연출가 낸시 매클러 연출로 마이클 캐시먼(프로스페로역)을 비롯,레이철 샌더스.제라드 매케나.아데바요 사파라등이 출연한다.
공연일정은 평일 오후7시30분,토 오후3시.7시30분,일 오후3시(18일 오후3시.7시30분).02-580-1234.

<정재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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