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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버프론티어>창신컴퓨터 박홍원 대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5면

“학생이 너무 많은 돈을 버는게 아닙니까.올 매출목표가 25억원이나 된다면서요.” 첫 인상이 무척 앳돼 보여 이렇게 묻자“소프트웨어(SW)는 연구.개발에 피땀어린 정성이 들어가는 만큼 제값을 받아야 한다”고 당차게 말한다.
성균관대 한국철학과 3학년생이자 창신컴퓨터 대표인 박홍원(朴烘垣.21)씨.
그는 컴퓨터상에서 일어를 우리말로 척척 번역해주는 일한(日韓)번역 SW.한글가나'로 SW업계의 신데렐라로 떠오른 신세대 경영인이다.92년 부산 혜광고 2학년때 국내 최초로 한글가나 1.0을 개발한 그는 4년이 지난 지금 직원 15 명을 거느린어엿한 대학생 사장님이 됐다.
그는 주식회사를 차릴 수 있는 법적 연령인 만 20세가 되던지난해 6월 SW개발.판매를 체계적으로 하기 위해 순전히 프로그램을 팔아 모은 5천만원으로 서울신사동에 회사를 차렸다.
캠퍼스 낭만을 즐길 겨를도 없이 개발에 몰두,95% 이상의 번역률을 자랑하는 한글가나 2.0과 3.0을 잇따라 시장에 내놓아 1년6개월만에 30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성장가도를 달리고있다. 매출액의 절반 이상을 연구.개발 투자비로 쓰는 그는“돈버는데는 아직 관심없다”며 수업이 있는 날은 학생으로,나머지 시간은 형님.누나뻘되는 직원들과 회사일에 매달린다.
나이와는 달리 회사에서는 꼼꼼하고 근엄한 사장으로 변신,오히려 형님같은 분위기가 난다고 프로그래머 오상준(吳祥準.26)씨는 말한다.
초등학교 6학년 때 집에 들여 놓은 일본제 8비트 컴퓨터를 만지작거리다 설명이 모두 일어로 돼 있자 서점에서 일어 교본을사다 독학,컴퓨터 언어에 관심을 갖게 됐다.
고등학교 때까지 컴퓨터와 일어를 혼자 배운 그는 인간의 심성을 연구하면 완벽한 번역SW를 만드는데 도움이 된다는 생각에서논리체계를 배우려 철학과에 입학했다고 한다.
지금까지 한글가나 외에 전문가용 번역SW 코스모한글가나.음성합성시스템 화왕(話王).음성인식 SW 이왕(耳王)등을 개발한 그는 2년내 일어.영어.한국어 동시통역 SW를 선보일 계획이다. 언어장벽을 없애는 SW를 만드는 것이 인생 목표라는 그는 내년에 매출 50억원,98년엔 장외등록 이라는 야무진 꿈을 향해 달리고 있다.

<양영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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