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총재.김상현의장 'DJP'共助 싸고 異見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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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27일 국민회의 당무회의에선 김대중(金大中)총재와 김상현(金相賢)지도위의장의.묘한'소신발언이 잇따랐다.주제는 내각제 개헌.권력분점을 매개로 한 자민련과의 야권공조문제와 당내 대선후보 경선.
회의는 金총재가 자민련 김용환(金龍煥)총장과의 목동회동을 설명하는 것으로 시작됐다.
목동 회동에 대해 金총재는“김용환총장이.15대 국회임기중 내각제를 추진하는게 좋겠다'고 여러차례 얘기하기에.지금은 시기상조며 내년 중반께 당내 논의기구를 거쳐 결정할 문제'라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고 소개했다.金총재는 이어“국민의 70%가 야권 공조를 희망한다.야권 공조는 민주당.통추.재야등을 포함한다.자민련만이 대상이 아니다”고 말했다.
자민련이 주대상이지만 전체적으로는 범야권 대상의 큰 그림을그려나가겠다는 구상을 밝힌 셈이다.
金총재의 발언은 범 야권의 대선공조를 처음 공식화한 의미가있다.그러나 金총재는 더이상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선 함구했다.
양측간에 오가고 있는 국민회의.자민련.여타 세력간 4대4대2 권력분점 구도에 대해서도 언급이 없었다.
金총재의 한 측근은 회의뒤“일면 물밑협상,일면 독자적 세(勢)불리기가 몇달간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金총재 발언이 있자 金의장이 곧바로 나섰다.“우리당과 자민련의 내각제 개헌에 대한 보도를 접하면서 당이 가는 방향에대해 갈피를 잡지 못하겠다”며 시비를 걸었다.
논의의 공론화(公論化)가 안된 점부터 꼬집은 것이다.
그는“자민련과의 후보 단일화 협상이 성사되지 못할때 우리당위상은 어떻게 되겠느냐”고 근본적 문제를 제기하곤“만일 내각제를 전제로 단일후보를 내더라도 집권 가능성에 대한 검증이필요하다”고 지적했다.내년 5월로 예정된 전당대회 이 전 자민련과의후보 단일화 협상이 타결되지 않을 것이므로 金총재의 대선승리 가능성을 여전히 미지수로 남겨놓아야 한다는 속뜻이 담겨있다.
당내 민주적 경선을 주장해온 金의장으로서는 내년 전당대회에서 국민회의의 대통령후보 경선에 참가하겠다는 언중유골(言中有骨)의의지 천명이기도 하다.
그는 내년 1월께 당내 지지세력들을 규합,대대적인 출마선언식까지 계획하고 있다.
따라서 그의 이같은 발언은 공식 출마선언을 앞둔 사전정지작업의 성격이 강하다는게 주변의 분석이다.
더이상 당내 비주류의 한 귀퉁이를 차지하는 것으로 만족 해서는 안된다는 강력한 의지의 표현이기도 하다.
金의장의 공격을 金총재는 듣기만 했다.대신 조세형(趙世衡)총재권한대행이“이 문제는 적절한 시기에 충분한 토론을 거쳐중의를 모아야 할 사안”이라고 잠정 정리했다.
채영석(蔡映錫)의원은“각자 의견은 당내에서 충분히 논의하되일단 결정하고 나면 거기에 따라야 한다”며“연일 金의장과정대철(鄭大哲).김근태(金槿泰)부총재가 언론에 나오는데 이로 인해 당이 소용돌이에 빠져선 안된다”고 역공을 폈다.

<이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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