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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우량주 덩달아 '우수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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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9면

지난달 27일부터 열흘간 외국인들의 순매도는 삼성전자에 집중됐지만, 다른 우량주 주가도 함께 곤두박질친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27일부터 10거래일 연속 외국인들은 순매도에 나서 2조6195억원을 팔았고, 이 중 69%인 1조8083억원은 삼성전자 순매도액이었다. 특히 지난달 28일과 이달 4일, 10일 등 3일은 삼성전자 순매도액이 전체 순매도액을 능가했다. 나머지 종목은 오히려 순매수했다는 얘기다.

같은 기간 업종 대표주인 블루칩들은 외국인 순매도 규모에 구애받지 않고 주가가 빠졌다.

외국인이 불과 29억원을 순매도한 SK는 20.9%나 하락했다. 순매도액이 39억원에 그친 신한지주도 11.7% 내렸다. 대표적인 경기 방어주로 꼽혔던 KT와 한국전력의 경우 외국인의 순매수했음에도 불구하고 주가는 큰 폭으로 떨어졌다.

전문가들은 블루칩들이 삼성전자 주가 흐름에 적지 않은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했다.

굿모닝신한증권 김학균 연구원은 "아시아 주식을 줄이는 과정에서 주가수익비율이 6배에 불과한 삼성전자를 파는 외국인들 입장에선 삼성전자보다 더 비싸게 보이는 다른 우량주들을 갖고 있을 이유가 없어진다"고 지적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최근 주가 급락으로 국내 증시가 더 저평가됐다는 점에는 견해를 같이 하면서도 지금이 우량주 매수 타이밍인가를 놓고서는 조금씩 의견이 엇갈린다.

대우증권 김성주 연구위원은 "우량 종목의 주가가 많이 내린 것은 사실이지만 시장이 당장은 개별 주식의 가치보다 수급이나 투자심리 등에 더 많이 좌우되고 있다"면서 "시장의 불안 요인이 가셔야 한다"고 말했다. 외국계 증권사인 크레디리요네증권은 ▶미국 금리 인상 시기와 폭 ▶중국 경제 둔화 정도가 확실해질 때까지는 투자자들이 보수적인 관점을 유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국내 자금이 증시에 유입되기 전까지는 방어적 성격의 종목에 투자하라고 말했다. 이 회사는 삼성SDI. 포스코.신세계.한국가스공사.KT&G.엔씨소프트 등을 제시했다.

이상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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