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사 농성 ‘촛불 수배자’ 6명 모두 잠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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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서울 조계사에서 농성 중이던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시위 관련 수배자와 이석행 민주노총 위원장 등 여섯 명 전원이 29일 조계사를 빠져나와 잠적했다. 광우병 국민대책회의는 “농성 중이던 박원석 대책회의 공동상황실장이 이날 오후 전화로 탈출 사실을 알려 왔다”고 밝혔다.

조계사를 빠져나온 수배자는 박 실장과 이 위원장, 한용진 대책회의 공동상황실장, 김동규 대책회의 조직팀장, 권혜진 흥사단 사무처장, 백성균 미친소닷넷 대표 등 여섯 명이다.

수배자들은 전화를 통해 “조계사를 떠나 잠행 농성을 계속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이들이 농성을 벌이던 천막엔 휴대전화와 노트북·옷가지 등이 그대로 남아 있었다. 경찰 관계자는 “탈출 시간으로 추정되는 오후 1~2시쯤 경차와 승합차 한 대씩이 빠르게 조계사 정문을 빠져나가 검문을 못했다. 그 차량들을 추적 중”이라고 전했다.

경찰은 천막농성이 시작된 이후 30~40명이 조계사 출입문을 지켰다. 그러나 24일 김광일 다함께 대표가 조계사를 빠져나간 데 이어 이날 여섯 명이 대낮에 자취를 감추는 것도 알아채지 못했다. 경찰의 허술한 경비를 뚫고 지금까지 조계사 농성자 중 검거를 각오하고 나간 백은종 안티MB 카페 부대표를 제외한 8명이 조계사를 빠져나왔다. 민주노총 측은 “11월 9일 노동자대회 때 이석행 위원장이 ‘어떤 식으로든 공개 행사에 참여하겠다’고 약속했다”고 밝혔다.

이충형·강기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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