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비보이, 뉴욕에 춤바람 몰고 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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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둥두둥, 둥두둥”

25일 (현지시간) 밤 격렬한 비트가 귀를 때리는 미국 뉴욕 맨해튼 서쪽의 37아트 극장.

바닥에 머리를 대고 거꾸로 선 비보이가 삽시간에 팽이처럼 5~6바퀴나 돌자 관중석에는 “와”하는 환호성이 터졌다. 세계 공연예술의 메카 뉴욕에 발을 디딘 한국산 댄스코미디 ‘비보이를 사랑한 발레리나’의 공연장이다. 관객들은 날렵한 몸집에서 터져나오는 에너지에 “원더풀”을 연발했다.

한국 비보이 공연이 미국 뉴욕의 오프 브로드웨이 무대를 달구고 있다. 최근 ‘비보이를 사랑한 발레리나’가 호평 속에 개막됐으며 한 달 전 먼저 선보인 ‘브레이크아웃’(아래 작은 사진)도 관객의 반응이 뜨거워 연장공연이 결정됐다. [연합뉴스]

한국 비보이들의 미국 공략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한 달 전 또 다른 한국 비보이들의 작품 ‘브레이크아웃 (Breakout)’이 2㎞쯤 떨어진 극장에서 개막됐었다.

이번 작품은 비보이의 춤추는 모습을 우연히 보게 된 발레리나가 이들을 사랑하게 되면서 자신도 모르게 동화된다는 내용. 아무런 대사 없이 춤과 몸짓으로만 줄거리를 표현하는 무언극이다. 때문에 언어와 문화가 다른 뉴요커들도 내용을 충분히 이해하고 즐길 수 있다고. 이런 덕인지 현지 언론의 반응도 호의적이다. 뉴욕타임스는 “브레이크댄스와 발레라는 두 세계가 충돌하면서 폭발적인 에너지와 중력을 거부하는 현란한 기술을 선사하고 있다”고 평했다.

한편 지난달부터 맨해튼 유니언스퀘어 극장에서 공연 중인 ‘브레이크아웃’도 기대 이상으로 선전한다는 게 기획사 측 이야기다. 죄수로 분장한 비보이들이 감옥을 탈출하면서 겪는 해프닝을 브레이크 댄스로 엮어낸 이 작품 역시 언어의 장벽을 넘는 무언극이다. 두 작품 모두 뉴욕의 최정상급 공연장은 아니지만 그 다음 급으로 평가받는 오프 브로드웨이 극장에서 성공리에 개막돼 관심을 끌고 있다. 오프 브로드웨이에서 인정받으면 전 세계로 뻗어날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두 작품 모두 지난해 세계 최대의 공연축제라는 에딘버러 프린지 페스티벌에서 호평을 받은 게 뉴욕 무대를 두드리는 기폭제가 된 것으로 알려졌다.

브레이크아웃의 경우 지난달 18일 개막해 이달 12일 끝내기로 했으나 예상을 뛰어넘는 호평으로 다음달 30일까지 연장 공연키로 했다고. 기획사인 예감의 한 관계자는 “관객들이 현 수준을 유지할 경우 연말까지 2차 연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공연 전에는 40~50% 정도 좌석 찰 걸로 생각했지만 평균 객석점유율이 60%를 넘어 기대 이상의 수확을 거두고 있다”고 자평했다. 또 이런 호응 덕에 한국 댄서들 대신 현지 미국 비보이들로 새 팀 꾸려 미국 버전으로 공연하자는 제안이 들어오기도 했다 한다.

뉴욕=남정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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