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포니아 와인과 한식의 궁합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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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호 12면

“좋은 와인을 만드는 것은 기술이지만, 훌륭한 와인을 만드는 것은 예술이다.” 지난 5월 94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난 와인 메이커 로버트 몬더비의 말이다. 캘리포니아 와인의 수준을 세계 정상으로 끌어올린 주인공인 로버트 몬더비는 1966년 나파밸리 지역에 첫 와이너리를 설립하고, 79년에는 샤토 무통 로실드 남작과 함께 전설적 와인 ‘오퍼스 원’(와인 레이블에는 두 사람의 초상화가 그려져 있다)을 만드는 등 신대륙 와인 역사에 큰 발자국을 남겼다.

10월 22일 컨스텔레이션(2004년 로버트 몬더비 사를 인수)의 부사장이자 미국에 거주하는 24명의 ‘마스터 오브 와인’ 중 한 명으로 와인 교육을 담당하고 있는 피터 막스가 한국을 방문했다. 그는 81년 와인업에 진출하기 전까지 여러 음식점의 매니저로 근무한 경력도 있기 때문에 와인과 음식의 궁합(마리아주)에 민감하고 또 관심도 많다.

2박3일간의 짧은 일정이었지만 한국 방문 동안 피터 막스는 한국 음식과 캘리포니아 와인을 매치한 특별한 저녁식사를 했다. 이날 선보인 마리아주를 피터 막스가 직접 구성한 것은 아니지만 그는 캘리포니아 와인과 한국 음식은 궁합이 잘 맞는다는 데 적극 동의했다. “캘리포니아 와인은 입 안에 침이 확 고이게 할 만큼 산도가 높기 때문에 한국의 맵고 강한 맛과 어울렸을 때 그 강렬함을 순화해 주기도, 살려 주기도 하면서 멋진 조화를 이룰 수 있다. 상대적으로 타닌은 보르도 와인만큼 강하지 않기 때문에 (입 안에꽉 차면서도 부드러워서) 한국 음식의 고유한 풍미를 해치지도 않는다.”

마늘과 고춧가루가 듬뿍 들어간 김치를 한 입 먹고는 기분 좋게 ‘나파밸리 피노누아 리저브’를 마시는 그는 미국에서도 한국 음식을 종종 접한다고 한다. 이때의 메뉴는 주로 불고기였다고. 피터 막스는 이날 메뉴와 함께 선보인 로버트 몬더비 사의 와인들을 소개하면서 캘리포니아 나파밸리 지역에서 생산되는 와인들의 특징, 그리고 한국 음식과의 마리아주에 대해서도 자세히 설명해 주었다.

수불고기& 나파밸리 카베르네 소비뇽 리저브 2005
카베르네 소비뇽은 모든 육류 요리와 잘 어울린다. 특히 나파밸리 카베르네 소비뇽 리저브는 부드러운 타닌과 달콤한 클로버 향 및 달콤한 향신료 향을 가지고 있어 약간 달콤하게 양념한 불고기와 잘 어울린다. 반대로 카베르네 소비뇽은 강한 타닌과 맛 때문에 김치 등 매운 음식과는 잘 맞지 않으며 된장찌개 등과도 잘 어울리지 않는다.

밀전병쌈& 나파밸리 피노누아 리저브 2006
풍성한 질감과 깊이를 가진 나파밸리 피노누아 리저브는 타닌과 과일 향을 함께 갖추고 있어 양념을 강하게 두르지 않은 구운 닭 가슴살, 샐러드, 새콤한 소스의 아스파라거스 등과 최상의 궁합을 이룬다. 피노누아는 한식 밥상과 가장 잘 어울리는 와인으로, 특히 미국 캘리포니아 피노누아는 김치와도 매우 잘 어울린다.

잣 소스의 해파리냉채& 나파밸리 퓌메블랑 2005
감귤·멜론·오렌지 등 신선한 과일 맛의 퓌메블랑은 섬세한 음식과 자극적 음식 모두에 다 잘 어울린다. 상쾌하고 미묘한 맛은 식전에 입맛을 돋워 주기에도 최상이며 간단한 샐러드, 특히 과일 소스를 곁들인 샐러드와 먹었을 때 원래의 과일 맛과 음식의 과일 맛이 조화를 이루어 좋은 궁합을 낸다. 로버트 몬더비가 생전에 식전주로 가장 사랑했던 와인.

도움말 신동와인 02-794-4729
요리 사리원 02-3474-5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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