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수 한마디] 투자자에 가장 좋은 펀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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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0면

“3년 내에 써야 할 퇴직금, 결혼자금을 중국 펀드에 투자하는 게 맞을까요? 원금을 까먹으면 안 되는 돈은 수익보다는 리스크 관리가 우선입니다.”

시장이 급락한 지금이 오히려 투자 기회가 아니겠느냐는 질문에 제로인 이수진(30·사진) 연구원은 이렇게 답했다. 그는 지금 증시를 바닥 밑에 지하가 있고, 지하가 과연 몇 층까지 있을지 모르는 상황으로 봤다. 단순히 싸다고 해서 조만간 써야 할 곳이 있는 돈을 위험이 큰 펀드에 투자할 수는 없다는 설명이다. 그는 “쓸 곳과 시기가 정해진 돈은 수익률보다 안전성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연구원은 펀드 관련 기사에서 가장 자주 등장하는 인물 중 하나다. 펀드 평가사에서 펀드 수익률 동향, 시장 트렌드, 운용사별 현황 등 펀드를 분석하는 역할을 맡다 보니 여러 언론사에서 자료 요청이 끊이지 않는다. 하루에 가장 많은 펀드 관련 데이터를 만드는 사람 중의 하나다. 그런 그에게 좋은 펀드란 무엇인가라는 ‘기본’적인 질문을 던졌다. 돌아온 답 역시 ‘기본’적이다.

“투자 전략이 명확하고 이를 충실히 이행한다. 꾸준히 양호한 수익을 올린다. 보수 및 수수료가 저렴하다.”

이 연구원이 강조하는 3대 원칙이다. 그는 “특별한 비결이 있는 펀드가 아니라 원칙에 충실한 펀드가 좋은 펀드”라고 말했다. 그래서 그는 최근 펀드 시장의 급성장에 따라 성과가 검증 안 된 ‘설익은’ 펀드가 투자자들을 꼬인다고 우려한다. 이름만 비슷하게 달아 투자자들을 혼돈시키는 경우도 있고, 펀드매니저와 전략은 전혀 다른데 같은 펀드 이름을 붙인 ‘짝퉁’도 있다. 어떤 테마가 유행을 타면 그와 유사한 펀드가 시장에 잇따라 쏟아지기도 한다.

“별 생각 없이 가입했다가 나중에 ‘아차’하는 수가 있습니다. 그래도 투자 책임은 전적으로 투자자가 지는 것이기 때문에 어디다 호소할 데도 없죠. 가입 전 꼼꼼히 따져보는 수밖에요.”

그는 특히 적어도 1년 이상 운용된 펀드를 고를 것을 당부했다. 신설 펀드가 단기적으로는 좋은 성과를 낼 수도 있지만 장기 성과가 검증 안 됐기 때문에 결국 투자 위험이 더 크기 때문이다.

적립식 펀드 열풍이 펀드 시장을 키웠지만 최근에는 증시 급락으로 성장이 정체된 상태다. 3년째 펀드에 돈을 넣고 있는 사람도 겨우 원금 손실을 면할 정도로 수익률이 추락했기 때문이다. 적립식 펀드 계좌가 매달 감소세를 보이는 등 최근 ‘적립식’에 대한 투자자들의 믿음이 흔들리고 있다. 이 연구원은 그러나 이에 대해 “지금은 시간에 투자하는 인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당장 손실이 크다고, 혹은 손실이 커질 것을 우려해 무조건 환매하는 것은 손실을 확정짓는 것밖에는 안 된다”며 “여유 자금이라면 꾸준히 투자하라”고 조언했다.

고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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