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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수대>피부 박피술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성공하는데 보다 중요한 것은 높은 지능지수(IQ)인가,멋진 용모인가.서양의 몇몇 학자들은 오랜 세월 이것을 밝혀내는 일에매달려 왔다.결론은 IQ보다 용모가 더욱 중요하다는 것이었다.
미국의 어떤 학자는 이 결론을 보다 정확히 입증하기 위한 수백가지의 연구 프로젝트를 실시했다.가령 대학생들에게 똑같은 범죄로 기소된 여성들에 대한 형량을 결정해달라고 요청하자 그들은예쁜 여성보다 못생긴 여성에게 50%나 더 많은 형기를 매겼다.실험실의 쥐로부터 공격을 당해 피를 뚝뚝 흘리는 여성 연구원이 다가왔을 때도 남성들은 미인일수록 더 친절하게 도와주려는 태도를 보였다.일반 직장인의 경우 잘생긴 남녀가 못생긴 남녀보다 돈을 더 잘 번다는 통계도 얻어 냈다.
마이클 잭슨이 폭발적 인기를 누리게 된 배경에는 얼굴은 물론몸전체의 성형이 크게 한몫 했다는 설이 지배적이지만 사람은 누구나 어떤 수를 써서라도 좀더 잘나게,아름답게 보이려고 애쓰게마련이다.특히 잭슨은 얼굴의 피부를 한꺼풀 벗 겨내 검은 얼굴색깔을 백인에 가깝게 바꿨다는 얘기가 꽤 그럴듯하게 유포돼 왔다. 하지만 피부를 한꺼풀 벗겨냈다해서 갑자기 색깔이 달라지는것은 물론 아니다.황인종.백인종.흑인종을 결정하는 것은 사람마다 피부에 분포하고 있는 유전적인 멜라닌 색소세포이며,이 색소세포는 끊임없이 활동하기 때문이다.가령 황인종도 햇 빛을 계속받으면 검어지지만 오랫동안 그늘에 있으면 활성을 잃어 다시 제색깔로 돌아온다.
얼굴 색깔을 바꿀 수는 없어도 얼굴 등 피부에 화상(火傷)을입혀 새살을 돋게 하는 미용재건술이 60년대에 미국에서 개발된「화학적 박피술(Chemical Peeling)」이다.80년대후반 우리나라에도 도입됐는데 유색인종에는 적 용이 어렵고,시술법도 까다로워 주로 반점이나 기미.여드름 따위의 자국을 없애는치료로 이용돼 왔다.
여성들의 아름다워지려는 욕망에 편승한 일부 피부관리실이 무면허로 피부 박피술을 시술하다 검찰에 적발됐다.얼마전 미국의 한의사가 『잭슨의 얼굴은 빨리 처치하지 않으면 곧 종이조각처럼 너덜너덜하게 찢어질 것』이라 진단했듯 아름다워지 는 것도 좋지만 자칫하다가는 멀쩡한 얼굴을 망칠 수도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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