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기생화산도 휴식년제 도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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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제주도 곳곳에 널린 368개의 오름(기생화산·한라산 정상의 백록담 분화구를 제외한 소 화산체) 가운데 물찻오름과 도너리오름이 이르면 내달 중순부터 등반이 제한된다.

제주도는 최근 오름을 오르는 탐방객이 크게 늘면서 훼손이 심해 시범적으로 이들 2개 오름에 대해 탐방객을 통제하는 휴식년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제주시 조천읍과 서귀포시 남원읍·표선면에 걸쳐 있는 물찻오름(해발 717m)은 정상에 산정 호수가 있다. 지난해 태풍 ‘나리’에 의해 3~4개 탐방로 주변이 훼손됐다.

물찻오름

서귀포시 안덕면에 있는 도너리오름(해발 439m)은 말굽 모양의 2개 분화구를 갖춘 화산체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경관이 빼어나 탐방객이 급증하면서 화산재 지층이 파헤쳐지는 한편 소·말 방목으로 훼손이 가속화되고 있다.

도는 휴식년제 도입에 앞서 주민 12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하고 환경단체와 전문가 등의 현장 진단에 따른 제안을 받았었다.

제주도는 1986년 한라산 서북벽 정상 등반로에 대해 처음으로 휴식년제를 도입, 현재까지 이 등반로를 통한 입산을 통제하고 있다. 입산통제 구간을 정상부 남벽 등반로와 돈내코 등반로 등으로 확대한 데 이어 2000년부터 3년 간은 백록담 분화구가 있는 정상부에도 휴식년제를 실시해 등반을 막았었다.

고철주 제주도 생태환경담당은 “휴식년제를 통한 입산통제는 권고·계고 사안이어서 위반해도 처벌할 수 없기 때문에 탐방객들의 협조가 필수적”이라며 “충분한 홍보를 거쳐 11월 중순이나 12월부터 1년 가량 휴식년제을 시행, 효과가 좋으면 대상을 확대할 계획이다”라고 설명했다.

양성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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