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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얼굴을한정보사회>4.정보화 시대 여성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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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정보화는 삶의 질을 현저하게 변화시키는 메가톤급 폭탄에 비유되곤 한다.여성의 삶 역시 예외일 순 없다.정보화사회에서 여성의 삶은 구체적으로 어떻게 변할까.
한백연구재단이 관련분야 연구자.언론인.정보산업연구자.여성운동가등 2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두차례의 델파이조사에서 나온 결과는 일단 「긍정적」이다.
여성들에게 취업문이 활짝 열리고 홈PC.홈쇼핑등 홈시스템 도입으로 가사가 편해질 것으로 그들은 진단했다.또 사이버공간을 통한 여성의 사회참여도 활발할 것으로 내다봤다.그것도 향후 10년안에 「가시적」인 변화가 있을 것으로 연구결과 는 전망했다.그러나 정보화와 함께 수반되는 성의 상품화.전통적인 가족개념의 해체등 역기능은 여성들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았다.
◇정보산업발전이 여성의 취업확대에 미치는 영향 이번 조사에서전체 응답자의 64%는 10년안에 정보산업분야에서 여자가 취업할 기회가 대폭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가장 큰 이유는 정보통신분야가 첨단산업으로 성별에 관계없이 능력에 따라 취업할 수 있다(45%)는 것이었다.
또 재택.시간제근무등을 통한 성과중심의 직업이기 때문에 여성이 취업하기에 편한 환경이 올 것(36%)이라는 이유도 많았다. 그러나 부정적인 측면도 전체 응답자의 36%로 만만치 않았다.아직 「시기상조」로 10년안에 정보통신분야에서 그러한 커다란 변화가 일어나지 않는다(18%)는 것이다.그 이유로 남녀고용평등을 위해서는 정부 또는 사회구성원이 우선 의식 적으로 제도를 바꾸는 것(9%)이 필요하다고 보았다.
가장 부정적 측면은 일단 결혼하면 주부가 재교육기회를 좀처럼찾기 힘든 한국사회에서 여성이 「컴맹」이라는 새로운 「문맹자 집단」으로 전락할 수도 있다(5%)는 시각이었다.
◇가사노동의 변화 응답자들은 정보화가 진행되면 10년내(55%) 가정에도 정보화가 급속히 도입될 것(68%)으로 보았다.
응답자들은 노동시간이 「줄어들 일」과 「늘어날 일」로 가사노동의 변화를 정리했다.
먼저 여성들을 짜증나게 만들던 세금납부.관공서 민원업무가 줄어든다.또 쇼핑시간.식사준비 역시 줄어들고 우편물 관리나 육아정보수집에 드는 품도 덜게된다.
그러나 정보화로 인해 늘어날 일도 많다.먼저 손꼽힌 것이 정보기기 사용법을 배워야 할 시간이 늘어난다는 점이다.
이와함께 정보의 홍수로 이를 수집하고 분석하는데 적지않은 품을 들여야 한다.컴퓨터통신을 이용한 쇼핑이나 가전제품의 프로그래밍등도 정보화와 함께 늘어난다.
◇성의 상품화 언뜻 관련없어 보이지만 정보화는 성의 상품화를초래한다.사이버공간에서는 성과 관련된 다양한 정보가 거의 규제없이 제공된다.
이는 성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결국 사회전반적으로 성관련산업을확대재생산한다.성의 상품화는 당연히 여성지위의 현저한 저하를 의미한다.
이성교제가 네트워크를 통해 이뤄지기 때문에 교제연령이 낮아지고 개인주의에 입각한 계약식 결혼이 만연된다.
이번 연구에서 응답자들은 이에 따른 대책도 역시 정보화를 이용하길 권유하고 있다.다양한 형태의 사이버공동체에 성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해 청소년기의 여성들에게 성에 대한 합리적 시각을 갖도록 해야한다는 의견이 가장 많았다(77%).
◇여성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우선적으로 개발해야 할 정보분야 응답자들은 여성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가장 중점을 두고 개발해야 할 정보분야도 제시했다.
첫번째와 두번째는 뜻밖에도 「재테크와 금융정보」(81%),「취업정보」(77%)였다.여성들이 경제적 지위를 확보하기 위해 정보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는 것이다.
탁아.보육정보(68%),교육정보(64%),문화생활정보(64%),의학.건강정보(59%)등도 중요도가 높았다.그러나 의외로 식생활.레저.패션.미용.다이어트 부분은 비중이 낮았다.
하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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