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해주서 왕성급 발해 유적 발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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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발해의 영토가 연해주 중북부까지 미쳤음을 보여주는 왕성(王城)급 성터 유적이 러시아에서 발굴됐다.

16일 국립문화재연구소(소장 김봉건)는 9월 3일부터 10월 2일까지 러시아과학원 극동지부 역사학고고학민속학연구소와 공동으로 연해주 중북부 지역의 평지성(平地城)을 발굴 조사한 결과, 발해 유적임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발굴된 유적지는 러시아에서도 ‘옛 성터’로만 알려져 있었다. 그러나 그게 여진족과 말갈족, 발해의 유적 중 어디에 속하는지는 모르던 상태였다.

국립문화재연구소 고고연구실 홍형우 연구관은 “발굴 장소에서 확인된 ‘ㄱ’자로 꺾어 건물 밖으로 이어지는 온돌 구조는 고구려 전통이 강하게 녹아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러시아 학계는 이 지역을 발해 영역에서 제외하려는 경향이 강하다. 그런데 이번 발굴로 인해 발해의 영토가 연해주 중북부까지 뻗어 있었음을 입증하는 결정적 근거를 확보하게 됐다. 현장을 본 러시아 학자들도 ‘이것은 확실한 발해의 유적’이라고 말했다” 밝혔다.

이번에 발굴된 성은 연해주의 우수리강과 지류인 콕샤로프카강을 해자처럼 끼고 있다. 북벽 405m, 동벽 650m, 남벽 250m, 서벽 340m로 성벽의 총길이가 1645m, 총면적이 16만㎡에 달하는 대규모다. 발굴 유적지에선 띠고리 손잡이가 있는 토기와 해무리굽 청자 등도 출토됐다.

홍 연구관은 “요즘으로 치면 ‘도청’ 건물에 해당하는 것”이라며 “특히 띠고리 손잡이가 달린 토기는 고구려 전통이 강한 것이고, 발해 토기에서만 발견되는 형태다.

러시아 연해주 중북부의 발해 유적지에서 발굴된 온돌 유구와 건물지. [문화재청 제공]


토기에 새겨진 인물 문양의 치마 입은 여인들이 손에 손을 잡고 춤을 추는 모습은 강강술래를 연상시킨다”고 설명했다.

국립문화재연구소는 이번 발굴 성과를 토대로 주변 지역에 대한 지표조사와 함께, 발해와 고구려의 심도 있는 유물·유적 비교연구도 실시할 예정이다.

백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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