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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채보상운동 기념관 모금 나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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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대구 중구 국채보상운동기념공원에 건립될 국채보상운동기념관 조감도. [대구시 제공]

 ‘2000만 동포가 석 달만 담배를 끊어 한 사람이 한 달에 20전씩 모은다면 거의 1300만원이 될 것이니….’

1907년 2월 21일자 대한매일신보에 실린 ‘국채보상취지서’의 일부다. 일본에 진 빚 1300만원을 갚아 나라를 위기에서 구하자는 내용이다.

국채보상운동이 시작된 지 101년 만에 또 다른 모금운동이 시작된다. 이 운동의 뜻을 기릴 국채보상운동기념관을 건립하기 위한 모금이다.

국채보상운동기념관 모금추진위원회는 15일 대구 중구 국채보상운동기념공원에서 발대식을 열고 내년 4월 말까지 모금에 나선다.

이 자리에는 김범일 대구시장, 김관용 경북지사, 이인중 대구상공회의소 회장 등이 참석한다. 목표 금액은 26억8000만원. 기념관 건립비 67억원 가운데 국비 지원금과 대구시 예산 등 40억2000만원을 제외한 나머지다.

남성희(53·대구보건대학 학장) 모금추진위원장은 “기념관 건립비 모금을 국채보상운동의 뜻을 되새기는 계기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추진위는 이를 위해 다양한 모금 활동을 전개한다.

모금 계좌를 개설한데 이어 대구상의 7층 국채보상운동기념사업회(053-754-3534, www.gukchae.com) 사무실에 상설 모금함을 설치했다. 또 기관·단체별 모금과 가두모금을 통해 참여를 촉구할 예정이다. 기념사업회는 전국 지자체를 돌며 동참을 요청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12월 착공하는 기념관=기념관은 대구시 중구 동인2가 국채보상운동기념공원에 들어선다. 지하 1층, 지상 3층 건물로 전체 면적은 1585㎡. 기념 전시실, 영상 역사실, 역사 자료실, 국채보상운동연구소 등이 들어선다. 기념관은 양팔을 벌린 모양을 형상화했다. 미래를 향해 뻗어나가는 기상을 나타낸다.

양쪽의 건물 색깔과 디자인이 다른 것은 빈부·노소·남녀 등 사회적 지위나 신분을 뛰어 넘는 국채보상운동 정신을 표현한 것이다.

기념관은 12월 착공돼 2010년 2월 완공 예정이다. 이곳에는 국채보상운동 취지문과 당시 신문 기사, 운동을 주도한 서상돈·김광제 선생의 유품 등이 전시된다.

국채보상공원에는 운동을 주도한 서상돈·김광제 선생의 흉상과 여성의 운동 참여를 기념하기 위한 국채보상운동 여성기념비가 세워져 있다. 중구 태평로 시민회관 앞 광장에도 국채보상운동기념비가 있다.

홍권삼 기자

◆국채보상운동=대구의 인쇄소인 광문사 설립자 서상돈(1850~1913) 선생과 사장이었던 김광제(1866~1920) 선생이 주창한 국권 회복운동. 당시 일본에 진 빚(차관)이 대한제국의 한 해 예산과 맞먹는 1300만원에 이르자 금연을 통해 국가 부채를 갚자고 제의했다. 운동은 전국으로 번져 기생에서 고종 황제까지 참여했다. 모두 20여만원이 모였으나 1910년 일본에 합병되면서 모금액을 모두 빼앗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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