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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정무팀, 오늘은 막힌 가슴 ‘뻥’ 뚫어줄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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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남느냐, 떠나느냐. 허정무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의 운명이 걸린 아랍에미리트(UAE)전이다.

한국은 15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중동의 ‘복병’ UAE와 2010 남아공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B조 2차전(MBC 중계)을 치른다.

UAE는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10위로 한국(55위)보다 55계단 아래다. 하지만 만만치 않다. 최종예선에서 북한·사우디아라비아에 잇따라 져 B조 5개국 중 최하위지만 경기 내용은 대등했다. 9일 일본과 평가전에서는 1-1로 비겼다. 한국전을 앞두고 UAE는 성적 부진의 책임을 물어 브뤼노 메추 감독을 경질했다. 후임 사령탑에 오른 프랑스 출신 도미니크 바트니 감독은 배수진을 치고 덤빌 태세다.

허정무 감독은 좌불안석일 수밖에 없다. 축구팬의 인내가 한계에 다다른 상황이다. 시차·기후·음식·잔디·응원 등 모두 면에서 유리한 홈 경기에서, 그것도 같은 조 최약체로 꼽히는 UAE를 꺾지 못한다면 감독 경질론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

허 감독은 6월 3차 예선을 통과할 때도 단조롭고 답답한 수비축구로 팬들의 호응을 받지 못했다. 지난달 북한과 최종예선 1차전에서는 기성용의 동점골 덕분에 가까스로 패전을 면했다.

허정무팀이 이번에도 팬들의 가슴을 뚫어주지 못할 경우 대한축구협회 안팎의 사퇴 압력은 불가피하고, 협회로서도 ‘감독 경질’ 카드로 돌파구를 마련할 수밖에 없다. 게다가 앞으로는 이란·사우디아라비아 등 강호와 싸워야 한다. 이런 분위기를 감지한 듯 14일 허 감독은 “월드컵 본선 진출의 중요한 길목에 있다. 승점 3점이 절실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정성훈-이근호 앞세운 4-4-2=허정무 감독은 UAE전을 앞둔 소집 첫날이던 9일부터 “UAE전은 4-4-2가 효과적”이라고 자신의 구상을 밝혔다. 11일 우즈베키스탄전(한국 3-0 승)을 통해 실전 테스트도 마쳤다. 투톱에는 몸싸움에 능한 1m90㎝의 장신공격수 정성훈과 우즈베키스탄전에서 2골을 터뜨린 이근호가 유력하다. 신영록·서동현은 경기가 풀리지 않을 경우 ‘조커’로 투입될 가능성이 있다. 박지성에 대해 허 감독은 “우즈베키스탄전처럼 측면에서 뛸 것”이라고 예고했다.

A매치 두 경기 연속골을 터뜨린 미드필더 기성용의 활약도 기대되며, 좌우 풀백으로 나설 ‘해외파’ 김동진·이영표의 활발한 공격 가담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중앙 수비수(김진규·김치곤·이정수)들이 줄줄이 부상으로 낙마했지만 곽태휘·강민수가 제 몫을 해준다면 큰 지장은 없다. 13일 훈련 중 다친 이청용도 이튿날 정상 훈련을 소화했다.

이해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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