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1차전 쌍방울,현대 1대0으로 제압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7면

「한방의 홈런꽃을 피우기 위해 박철우는 6개월의 기나긴 침묵을 견뎌왔나 보다」.
쌍방울「비장의 카드」 박철우가 9회말 극적인 대타 끝내기 홈런을 터뜨리며 쌍방울에 플레이오프 1차전의 귀중한 승리를 선사했다. 7일 전주구장에서 벌어진 쌍방울과 현대의 플레이오프 1차전. 9회초를 마칠 때까지도 기나긴 0의 행렬은 깨질줄 몰랐다. 9회말 쌍방울 선두타자도 하위로 이어지는 6번 조원우.
그러나 쌍방울은 올해 고작 28경기 출장에 타율 0.188을기록한 박철우를 기용했다.
해태시절이던 89년 한국시리즈 MVP로 큰 경기에 강하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들쭉날쭉한 출장으로 경기감각이 무뎌진 박에게 가뜩이나 빠른 현대 구원투수 정명원의 공은 더욱 빠르게만 느껴졌다.
초구는 손도 못대본채 스트라이크.
그러나 비슷한 구질의 2구째,박의 방망이는 본능적으로 돌아갔다. 손바닥에「묵직한 느낌」이 전해졌다.
백스크린 넘어 타구를 쫓는 박의 시선에는 전광판에 아로새겨져빛을 발하는 자신의 이름이 먼저 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그 밑으로 허탈하게 고개를 숙인 현대 중견수 박재홍.
그리고 하얀 포물선 하나가 담장 밖으로 꼬리물며 넘어가고 있었다. 승부 끝,플레이오프 최초의 끝내기 대타홈런이 터진 것이다. 이로써 90년 창단이후 첫 포스트시즌에 나간 쌍방울은 첫경기를 잡아 한국시리즈 진출을 향한 유리한 고지를 점령했다.
현대선발 정민태의 위력은 쌍방울의 승리를 위협하기에 충분했다. 시속 1백45㎞에 육박하는 빠른 공으로 쌍방울타선을 윽박질렀고,때로는 82㎞의 초슬로커브로 너울너울 나비춤을 췄다.
4회까지는 단 한명의 주자도 내보내지 않는 퍼펙트.5회 1사1,2루의 위기에선 두개의 잘맞은 정면타구를 직접 걷어내며 위기를 넘기기도 했다.
8.1이닝동안 5안타 무실점.그러나 8회 1사 2루에서 힘의한계를 느꼈고 벤치에서 쓸쓸히 팀의 패배를 지켜보아야 했다.
현대는 5회를 제외한 매회 주자를 출루시키며 득점기회를 잡았으나 그때마다 타선이 불발,아쉬운 1패를 안았다.
쌍방울은 4회 2사까지 잘 던지던 「잠수함」성영재가 4회 2사 1루에서 현대 8번 장광호에게 볼넷을 내주는 순간 오른손 중지에 물집이 잡혀 준비도 없이 투수를 교체해야 하는 위기를 맞기도 했다.
그러나 쌍방울은 김원형으로 불을 끄고 8회에 오봉옥을 투입해승리의 발판을 마련했다.
전주=김홍식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