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변위험 우려 여행업계 중국.러시아행 발길 끊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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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서울시립대 교수 15명은 16일부터 중국 양쯔(揚子)강 탐험에 나서기로 했다가 여행을 무기연기했다.또 K무역회사 李모(40)과장은 5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로 바이어 상담차 출국하려던 계획을 연기했다.친구 10명과 함께 3일부터 1주일 예정으로 마카오 관광길에 나서려던 權모(44)씨는 1월초로 일정을 늦췄다. 북한 무장공비 침투와 블라디보스토크 최덕근(崔德根)영사 피살사건 이후 이처럼 중국.러시아를 비롯한 「위험국가」를 찾는 관광객들의 발길이 눈에 띄게 줄었다.
여행사에는 그 나라의 치안상태를 문의하는 전화가 쇄도하고 예약을 취소하는 관광객이 절반에 이르고 있다.반면 새로운 예약손님은 거의 없어 여행업계가 전례없는 「안보불황」을 겪고 있다.
블라디보스토크.하바로프스크행 여행상품을 주로 취급하는 한반도여행사 곽성호(郭成浩.29)계장은 『지난 1일의 崔영사 피살사건 이후 이 지역에 대한 예약이 전혀 없으며 이같은 불황은 생전 처음 본다』고 걱정했다.郭계장은 또 보통 1주 일에 30여명의 관광객.비즈니스맨들을 꾸준히 내보냈으나 사건발생 후 취재기자들 외에 이 지역으로 가는 여행객 예약이 한 건도 없었다고말했다.한민족여행사도 종전에는 매달 두 차례에 걸쳐 러시아에 30명 정도를 보냈으나 10월에는 모 집 자체를 포기했다.
중국의 경우 매월 1만명 정도의 관광객이 꾸준히 출국했으나 9월 이후 절반이 줄었고 특히 공무원.교사들의 집단연수마저 전면 중단돼 개점휴업 상태라고 여행업계는 울상이다.
이 때문에 여행사들은 이들 지역을 중심으로 했던 여행상품을 대체할 상품 개발에 부심하는 한편 여행요금 할인등 자구책에 돌입했다. 자유여행사 심양보(沈良輔.43)사장은 『종전 중국 여행객들은 주로 베이징(北京).백두산 코스를 선호했지만 최근 3박4일에 69만원 받던 상품을 49만원으로 내렸으나 역시 예약자가 외면하는 바람에 상하이(上海).구이린(桂林).쑤저우 (蘇州)등 안전하고 경치가 뛰어난 쪽으로 주력 상품을 변경,홍보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상우.홍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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