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大기업 감량경영 바람 中企에도 불똥튀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1면

중소기업들이 최근 대기업을 중심으로 불고 있는 감량경영 여파로 경영에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대기업들이 허리띠를 졸라매면서 납품가 인하요구,원자재대금 회수조건등을 강화하는 경우가 늘고 있고 중소기업 지원 차원에서 연초 대기업들이 앞다퉈 내놨던 현금 결제비중 확대도 점차 퇴색하고 있기 때문이다.
경기도 김포소재 자동차부품회사인 S금속은 최근 완성차업체들로부터 『납품가를 현재보다 5% 내리지 않으면 거래 관계를 끊겠다』는 일방적인 통보를 받았다.
지난해 이미 한차례 납품가를 인하한데다 인건비상승등으로 채산성이 크게 떨어져 고전하고 있던 이 업체는 납품가 인하를 감당할 수 있는 형편이 아니었다.그러나 고민끝에 이달중 가격을 내리기로 했다.어차피 완성차업체에서 제품을 사주지 않으면 공장문을 닫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그러나 이 회사는 또 다른 고민에 빠져있다.이 회사 영업담당 L이사는 『납품가 인하 충격을 흡수하기 위해선 자신들의 관련부품을 가공하는 2,3차 하청업체들에 일부 납품가격 인하를 종용해야할 입장에 놓이게 됐다』고 토로했다.
원자재를 생산하는 대기업들이 채권확보를 위해 관행처럼 받아놓고 있는 백지어음을 일시에 돌려 중소기업들의 자금난을 가중시키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에 따르면 대구의 S직물은 원단제조업체인D섬유사에 맡겨두었던 백지어음이 갑자기 돌아와 부도직전까지 몰리는 어려움을 겪었다는 것.통상의 결제조건을 넘어선 이같은 「기습」에 8천만원 상당의 석달치 원단값을 한꺼번 에 결제하느라자금 계획에 큰 차질을 빚었다.가까스로 사채를 구해 틀어막았지만 금융비용 부담이 커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중소 조명업체들은 최근 한국유리가 조명기기 생산에 들어가는 원자재인 유리벌브생산공장을 폐쇄한다고 발표해 원자 재 조달에 비상이 걸렸다.
고윤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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