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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쓰는가정문화>13.'환경사랑' 나는 이렇게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3면

생활비를 한푼이라도 아끼려고 좀 유난(?)을 떨다 보니 결과적으로 환경을 생각하는 살림살이가 되더라는 게 주부 한영숙(34.서울용산구원효로1가)씨의 경험론이다.
『신혼초부터 되도록 세탁기를 쓰지않고 손빨래를 하려고 노력해왔어요.빨래를 쌓아두지 않고 적은 양을 그때그때 빨아치우는 것이죠.수질오염의 주범이라는 합성세제도 덜 쓰고 물과 전기도 아끼니 일석이조인 셈이에요.』 한씨는 3년전 둘째아이 돌때 받은5㎏들이 세제가 아직도 절반 가까이 남았을 정도라고 말한다.
한씨의 「일석이조 살림법」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먹다남은 야채며 생선등 식료품을 보관하는 위생 비닐팩과 김밥 쌀 때,김치 담글 때 쓰는 위생장갑을 한씨는 한번 쓰고 버리는 것이 아니라 최소한 서너번씩 다시 쓴다.
식료품의 물기가 남은 채 그냥 두면 비닐이 썩기 때문에 한번쓴 뒤엔 물에 씻어 물기를 탈탈 턴 뒤 잘 접어서 냉동실에 넣어둔다고.꺼내어 살살 두드리면 얼음이 떨어지기 때문에 재사용하는데 아무 문제가 없단다.회며 단무지등을 담았■ 스티로폴 용기도 한씨 손에 들어가면 잘 씻었다 말려서 각종 조리과정에서 쓸모있게 여러번 활용된 뒤에야 「쓰레기화」된다.
『일곱살,다섯살짜리 아들과 딸에게도 항상 무엇이든 함부로 버리면 안된다는 말을 입버릇처럼 합니다.물건을 쌌던 종이상자.두루마리 화장지의 심은 말할 것도 없고 패스트점에서 콜라를 마시던 빨대와 종이컵까지도 모아다가 공작재료로 쓰는 우리 아이들에게 주위에선 엄마를 닮았다며 놀릴 정도지요.』 두살에서 여덟살까지 줄줄이 연년생 아이들이 있는 한씨네 친척끼린 서로 입던 옷을 물려입는 「네트워크」가 형성돼 헌옷을 버리는 일이란 좀처럼 찾기 힘들다.
『우리 아이들이 앞으로 살아갈 세상을 깨끗이 하자는데 조금 귀찮고 불편한건 감수해야죠.』 한씨가 다른 주부들에게 꼭 해주고 싶은 말이다.
신예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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