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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안 침투 생포 공비 이광수 진술 파문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18일 생포된 무장공비 이광수는 검거직후 있은 기무사.안기부.경찰등 관계기관의 합동신문에서 몇가지 진술을 했다.
현재 북한 무장공비들의 행적을 증명해줄 유일한 사람인 이광수는 자신의 일행은 20명이며 『15일 원산항을 출발,작전중 17일 오후4시 엔진이 고장나 표류하다 좌초했다』고 경위를 설명했다. 또 자신들은 모두 인민무력부 정찰국 소속이며 『강릉비행장을 정찰하려 했다』고 했다.
이광수는 그러나 계속된 신문에 일행이 25명이며 『15일 새벽 강릉해안에 도착,전투요원 3명을 내려 놓았고 17일 밤에는이들을 태우려고 접근했다가 좌초됐다』고 번복했다.비행장을 정찰하려한 정도가 아니라 벌써 몇차례 상륙,여러 활 동을 벌였다는것이다. 비행장뿐 아니라 다른 지역도 정탐했다는 소문도 있다.
한 정부 소식통은『「정찰조가 이미 두차례나 상륙했었다」고 이광수가 진술했다』고 전하고 있다.
19일까지 이어진 이광수의 진술 내용은 아직 검증되지는 않았으나 북한 잠수함과 무장공비들의 활동내용과 관련한 이광수의 말이 사실로 확인되면 엄청난 파문을 일으킬게 분명하다.우리 군의해안경계에 큰 구멍이 뚫려 있음을 단적으로 입증 하는 소재가 되기 때문이다.
사실로 드러나면 광범위한 문책파동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여 군당국은 이광수의 진술을 기대하면서도 자신들에게 「불똥」이 튈지모를 얘기가 잇따르자 당혹스런 표정이다.
한 고위 관계자는 이광수가 도주중인 무장공비들의 추적을 지연시키기 위해 고의적으로 엉터리 진술을 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며 반신반의하는 자세다.
하지만 곤혹스런 표정만은 감추지 못하고 있다.사태발생 초반 일련의 대처와 관련해 국민의 질타를 받고 있는 마당에 북한 무장공비들이 며칠씩이나 강릉 앞바다와 내륙 일원을 휘젓고 다닌게드러나면 초래될 감당치 못할 상황을 배제할 수 없는 탓이다.대북관련부서의 한 고위당국자는 『잠수함을 발견했다는 보고부터 미덥지 않다』면서 『일련의 대처과정을 보면 현재 군의 태세를 짐작할만하다』는 말로 이광수 진술의 진위여부를 떠나 문제라고 일침을 가하고 있다.
군당국의 자세는 뭔가 개운치 않은게 많다는 지적이다.
정선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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