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찬 “시스템보다 지도자의 철학과 비전이 중요”

중앙일보

입력

“한국, IMF 구제금융때 구조조정 기회 제대로 못살려”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은 한국도 미국발 금융위기에서 많은 교훈을 얻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모교인 미국 프린스턴대의 초빙 연구원 자격으로 지난달 초부터 뉴저지 주에 머물고 있는 정 전 총장은 7일자 조선일보에 기고한 글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 글에서 금융 위기가 발생한 다음 온갖 치유책과 강도 높은 구조조정안 등 유형ㆍ무형의 고통이 따르는 정책들이 제시되지만 시간이 지나면 대중의 인기에 영합하는 정책에 항상 무릎을 꿇곤 했다는 사실을 상기시켰다.

정 전 총장은 또 위기상황에서 시스템의 문제를 논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시스템을 만들고 운영하는 지도자의 철학에 대한 점검”이라고 말했다. 시스템의 정상적인 작동 여부는“경제를 운영하는 사람의 철학과 비전”에 달려 있다는 것이다. 그는 한국의 지도자들은 이번 사태에서 “금융에서 신뢰만큼 중요한 것은 없다”는 교훈을 얻어야 한다고 말했다.

정 전 총장은 한국의 IMF 구제금융 당시에 대해서도 회고했다. 그는 당시 한국이 구조조정의 적기를 제대로 살리지 못했다고 진단했다. 경기 상황이 호전되면서 고통을 수반하는 인기 없는 구조조정 정책이 유명무실해지거나 폐기됐기 때문이다.

디지털뉴스 jdn@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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