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기업 "그래도 중국 간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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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기업들은 '차이나 쇼크' 뒤에도 중국 투자를 변함없이 추진하고 있다. 본사가 주요 글로벌 기업의 아시아.태평양 본부나 중국 지사를 전화 또는 e-메일로 취재한 결과, 대부분의 글로벌 기업은 "중국의 잠재력을 믿기 때문에 투자 규모를 줄이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의 내수시장이 여전히 투자 메리트로 작용하고 있다는 얘기다.

주한 미 상공회의소(암참) 테미 오버비 부회장은 "외국 기업들 사이에서 중국 경기가 과열됐다는 것이 이미 공감된 상태"라며 "글로벌 기업들은 이를 감안해 장기적인 계획을 세워왔으므로 차이나 쇼크에도 크게 흔들리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휴대전화 업체인 미국 모토로라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중국 투자 및 사업을 하고 있다"며 "모토로라의 중국 내 전략은 변함이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회사는 현재 중국 내 휴대전화부문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종합 스포츠용품 업체인 나이키는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을 앞두고 있는 중국은 여전히 가능성과 잠재력이 큰 나라"라며 "중국시장에서 나이키의 매출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상황이라 중국 사업 전략을 변경하거나 차이나 쇼크에 대한 대책을 강구할 필요성은 느끼지 않는다"고 밝혔다.

자동차 업체인 독일 BMW는 "중국의 고급 소비재 시장은 아직 발달 단계이며 이번 조치가 우리 제품의 판매에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며 "당초 올해 생산목표로 잡은 3만대를 그대로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제 특송전문업체인 페덱스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페덱스 차이나 관계자는 "아시아 국가들 중에도 중국에 특히 집중하겠다는 장기적인 계획은 변함없다"며 "올 초에 아시아 본부에서도 중국을 따로 분리해 관리할 만큼 중국을 주요 전략지역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페덱스 차이나는 현재 중국 내 224개 도시에서 영업 중이며 향후 5년 동안 100개 도시에 추가로 진출할 계획이다.

유통업체인 미국 월마트도 "중국 내 매장 운영 전략에 차이나 쇼크가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았다"며 "올해 6500만달러를 투자해 수퍼센터를 지을 계획도 예정대로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계 금융회사인 HSBC는 "중국 정부의 금융부문 규제 때문에 장기적인 안목으로 중국 내 투자를 진행 중이었다"며 "중국을 인도.브라질.멕시코와 더불어 세계 경제를 이끌 4대 국가로 보는 시각은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디지털 카메라 전문기업 올림푸스는 회사 내부 시스템을 바꿔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한 사례. 중국 내수시장이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하고, 지난달 총판체제에서 본사직영 유통시스템으로 바꿨다. 올림푸스 중국 관계자는 "이번 조치로 재고율도 줄이고 제품단가도 낮춰 비용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며 "물류 및 시스템 통합 작업도 올해 안에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홍주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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