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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신한국당의 꼴불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최근 신한국당의 이른바 대선주자들이 지구당개편대회를 돌며 벌이는 행태를 보면 스스로 대통령후보감이라는 인물들의 수준이 겨우 이 정도냐는 실망감을 금할 수 없다.지구당개편대회라는 공개된 자리가 마련되자 소위 후보군(候補群) 인사들이 떼를 지어 다니며 축사라는 형식으로 자신의 홍보에 열을 올리는 것도 보기좋은 모습은 아닌데 여기에 한술 더떠 상대방에 대한 인신공격까지 난무하니 민망함과 한심한 생각이 들지 않을 수 없다.
우리는 대통령후보가 되고자 하는 인물들이 자신의 당원들을 향해 소신과 비전을 개진하는 것은 반드시 필요하며 또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믿는다.다만 작금 신한국당에서 벌어지고 있는 사태는후보 자신은 물론 국민에게도 결코 바람직하지 않 다.대통령후보를 희망하는 사람들이라면 당연히 그러한 공개적인 자리에서 국민들에게 자신의 국정 청사진을 제시하고,그 내용에 대해 당원 또는 국민들로 부터 검증을 받겠다는 자세가 중요하다.
그 과정에서 후보들간에 견해차가 생겨 설전과 토론이 벌어질 수도 있다.그것은 바람직한 민주적인 방식이며 모습이다.그러나 신한국당의 후보들이 지금 벌이고 있는 대결방식은 남의 말꼬리를물고 늘어지는 비방과 인신공격.지역주의선동등 벌 거벗은 정치싸움 그 자체로 보인다.
사실 4.11총선때 신한국당이 그나마 선전(善戰)할 수 있었던 것은 영입인사들을 중심으로 정치풍토를 개혁코자 하는 열의가어느 정도 국민적 공감을 얻었기 때문일 것이다.그러나 선거를 치른지 5개월도 안된 지금 이들의 구태(舊態)를 보며 국민들이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지 신한국당은 겸허하게 반성해야 한다.결국 우리 정치에 대한 불신만 깊게 만들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아직도 1년 넘게 남은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여권내에서부터 벌써 방향이 비뚤어진 과열경쟁을 빚고 있는데 대해서도 우려를 표명한다.나라 형편을 보면 우리가 지금 이런식의 비방전에휩쓸릴 처지인가.나라를 책임지겠다고 나서는 사람 들부터 정신을차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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