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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리막길 경기 언제 바닥일까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5면

경기하락의 바닥은 어디인가.
또 지금보다 심한 불경기가 앞으로 수개월 계속되어 「경제위기론」으로 치달을 경우 과연 정부가 물가상승등 후유증을 이유로 경기부양책을 마다할 수 있을까.
지난 수개월 한 주일이 멀다하고 물가.국제수지.성장등 어두운소식을 접해왔다.
그러나 이런 상황속에서도 의외로 경기의 저점(低點)에 대한 전문가들의 견해는 일치한다.
전문가들은 2~3개월동안에는 뾰족이 좋은 소식은 기대말라고 권한다.특히 산업활동 소식이 그렇다.부진한 수출과 투자로 쌓인재고조정 때문이다.
통계청 관계자는 『현재 20% 수준에까지 이른 재고의 정리는앞으로 2~3개월내에 끝난다.따라서 이 기간중 산업활동은 위축될 것』이라고 진단하고 있다.
경기저점에 이르는 과정에 대한 설명은 조금씩 다르지만 경기저점의 시점에 대한 전망은 비슷하다.우선 재정경제원은 내년 1.
4분기에 저점에 도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물론 여기에는 「정부가 고비용구조 해소를 위해 무엇인가 한다」는 업계의 신뢰가전제되어야 한다는 조건이 붙는다.이는 업계의 분위기가 바뀌지 않으면 현재의 경기하락이 더 길고 더 깊어질 수도 있다는 말도된다. 통계로만 보아도 경기의 저점은 내년 1.4분기다.한국의경기순환 길이가 45~60개월 된다는 점(KDI),(95년 3.4분기에 시작된)경기후퇴의 평균길이가 6분기라는 점(통계청),또 재고순환주기(KDI.통계청)등을 감안할때 금번 경기의 저점은 빠르면 올해말,늦으면 내년 상반기,특히 내년 1.4분기에도달할 가능성이 크다.
민간연구소도 같은 전망이다.이윤호(李允鎬.LG경제연구소)소장은 『엔저의 충격이 올 연말께면 소멸할 것이고,재고조정도 4.
4분기까지는 끝날 것이기 때문에 내년 1.4분기가 경기저점』이라는 의견이다.
이한구(李漢久.대우경제연구원)원장도 『설비투자는 올해말 또는내년초에,수출은 내년도 전반에 걸쳐,또 건설경기는 내년 상반기에 호전될 것이기 때문에 내년 2.4분기까지는 경기저점이 포착될 것』으로 보고 있다.
관건은 경기저점까지의 7개월동안 펼쳐야 할 경제정책이다.업계에서는 특단의 경기부양책을 기대하는 눈치다.
이러한 업계의 분위기를 반영하듯 李소장은 『국제수지 개선과 경기부양을 위해 8백30원 정도까지는 환율이 절하되어야 하고 사회간접자본에 대한 투자가 확대되어야 한다』는등 정부의 적극적인 경기대책을 강변하고 있다.그러나 그도 『경기후 퇴기의 어려움은 종국적으로 경영혁신을 기업의 적응력 배양으로 이겨낼 수밖에 없다』는 의견이다.
수개월내에 반전할 경기라면 향후 2~3개월 정도의 나쁜 소식에 의기소침할 것이 아니라 경기반등에 대비하는 노력이 계속되어야 한다는 조언이다.
재경원은 『특별한 경기부양책을 쓸 상황은 아니고 금리.임금등을 안정시키는 구조개선책을 꾸준히 펴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에 별다른 변화를 보이고 있지 않다.다소 안일하게 들리는 안정론은 이번 경기수축의 낙폭이 과거에 비해 반(G DP의 경우)또는 3분의1(경기동행지수)밖에 되지 않는다는 것도 한몫 한다.또 『국제수지 개선을 위해서도 물가가 안정되어야 한다』는 李원장은 재정긴축을 중심으로한 안정정책이 필요하다면서 『내년도예산은 예상명목성장률 12.5% 이내 에서 짜야 한다』는 강한의견을 제시하고 있다.현재로서는 향후 수개월 정부는 성장세 하락과 물가하락으로 각종 정책적 요구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그러나 경제의 자생력에 의해 다가올 경기저점을 고려할때 정부가 해야 할 일은 경기에 대한 민간의 위기의식을 무마하고 경제안정을이룩하는 것이라 하겠다.
김정수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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