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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의 ‘황금알’ 바이오 신약·칩 꿈꾸며 돈 몰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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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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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명’이 붙은 학과는 국내에 100개가 넘는다. 이는 생명공학이 학생은 물론이고 기업에도 인기가 높다는 것을 방증한다. 가장 큰 이유는 돈이 몰리기 때문이다. 정부가 바이오신약·바이오칩·바이오장기(臟器) 산업 등에 지원을 확대한 결과 이번 대학평가에 참여한 18개 대학 생명공학과 가운데 13개 대학이 정부 지원금을 받고 있다. 학부나 대학원생들은 재학 중 두뇌한국(BK)21 사업이나 누리(지방대 혁신 역량 강화) 사업에 참여해 장학금을 받고 학교에 다닌다.

학과들도 돈을 중심으로 이합집산한다. 연세대는 지난해 생명공학과·생물학과·생화학과를 한데 묶어 생명시스템대학을 출범시켰다. 고려대·경희대·세종대는 이과대학과 공과대학, 농과대학에 나눠져 있던 학과를 생명과학대학이라는 한 ‘우산’ 아래로 모았다. 대학본부의 지원도 파격적이다. 호서대는 생명공학과가 요청하는 연구비에 대해서는 거의 깎지 않고 원안대로 통과시켜 지원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론보다 실무 중심=이론보다는 실무 중심으로 학부 교육을 하는 것이 생명공학과의 공통된 흐름이다. 연구직 외에 다양한 진로를 학생들에게 열어 주겠다는 생각에서다.

연세대는 지난해 ‘생명공학 발명과 특허’ 과목을 개설했다. 변리사와 특허청 서기관이 강사로 나서 특허명세서를 작성하는 방법과 지적재산권 등을 가르친다. 이 과목을 수강하는 학생은 한국발명진흥협회가 발행하는 특허교육인증서를 받는다.

인하대의 ‘바이오산업 현장 개론’에는 셀트리온 등 관련 업체에 진출한 동문이 강사진으로 참여한다. 졸업 후 기업에 입사하면 무슨 일을 하는지, 취직하려면 무엇을 준비하면 좋은지 등에 대해 선배의 조언을 들을 수 있다.

아주대 생명공학전공은 실전에 곧바로 투입할 수 있는 인재 양성에 주력한다. 교과 프로그램은 한국공학교육인증원으로부터 공학교육인증(ABEEK)을 받았다. 이 덕분에 내년 2월 졸업 예정자는 삼성전자 등 기업체에 입사할 때 면접에서 최대 10%의 가산점을 받는다. 아주대 김공환 교수는 “이공계 학생은 대학원을 졸업하지 않으면 전공을 살려 취업하기가 힘든데, 이를 보완하기 위해 학부 수준에서도 실무와 관련된 내용을 많이 가르친다”고 말했다.

◆융합하거나 특성화하거나=생명공학과에서는 여러 분야에 걸쳐 연구하는 경우가 많다. 생물학부터 화학공학, 의·약학까지 여러 전공의 교수진이 하나의 학과에 소속돼 있다. 생명공학을 전공한 교수만 있는 대학은 없다. 학생 입장에서는 다양한 분야의 학문을 두루 알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세종대 생명공학과 교수들은 ‘노화’라는 한 가지 테마를 중심으로 연구하고 있다. 분자생물학 전공자는 노인성 질환이 생물학적으로 어떻게 발병하는지, 약학 전공자는 그에 관한 치료용 약물을 개발하는 식이다. 세종대 안에서뿐 아니라 다른 대학에서 비슷한 분야를 연구하는 교수를 초빙해 매주 세미나를 연다. 이 학교 이영주 교수는 “기초보다는 응용에 초점을 맞춘 학과여서 많이 교류할수록 시너지 효과가 높다”고 말했다.

한 가지 분야로 특성화를 꾀하는 대학도 있다. 고려대 세종캠퍼스와 상명대는 생명공학 중에서도 생명정보공학에 초점을 맞춘다. 강원대·가톨릭대는 생물소재 분야로 특성화를 꾀하고 있다. 고려대 김경현 교수는 “생물체 연구도 처리해야 할 정보량이 방대해지면서 정보기술(IT)을 활용해야 할 필요성이 커졌다”며 “이전의 생명공학 연구가 생물체를 직접 배양하면서 실험하는 ‘젖은 실험실(wet lab)’이었다면 최근에는 첨단기술을 이용해 정보를 가공하고 축적하는 ‘마른 실험실(dry lab)’로 옮겨 가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중앙일보 대학평가]

▶ [생명공학] 교육여건 고대, 교수연구 연대 1위

▶ 평판도 살펴보니…아주대 4위 발전 가능성 높아

▶ 생명공학과 첫 평가…연대·고대·인하대 부문별 1위

▶ 학과 이름 바꾼 뒤 경쟁률 5배로 뛰고 인재 확 몰려

▶ 의학전문대학원 진학 위해 일부에서는 '고시반' 식 운영도

<2008년 중앙일보 대학평가팀>

▶ 종합평가=강홍준 기자(팀장), 김경진·이에스더 기자
▶생명공학(공학·자연계열)=선승혜 기자
▶ 생명공학(농학계열)=최익재 기자
▶ 경영전문대학원(MBA)=박수련 기자

대표 e-메일 주소 : univ@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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