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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녹조의 근본처방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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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이상고온과 함께 상수원을 뒤덮은 녹조(綠藻)의 원인은 알려진대로 질소와 인(燐)이 과다유입된 부영양화(富營養化) 때문이었다.결국 분뇨나 오.폐수 처리가 안된 하수가 그대로 상수원에 흘러들었기 때문이며,예방하는 길은 하수처리장 시설 을 확대.근대화하는 길밖에 없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하천이나 댐에서 녹조현상이 일어나면 물에서 냄새가 나고 종국에는 상수원으로 사용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게 된다.다행히 무더위가 한풀 꺾이면 물의 부패속도가 둔화되기 때문에 위험은 면하게 되지만 근본적 처방은 역시 물을 맑게 하는 것 이외에 대안이 없다.
그런데 환경부 자료에 나타난 우리의 오.폐수 처리능력은 한심하기 짝이 없다.우리의 생활하수 처리능력은 45%에 불과하고 축산폐수는 이보다 더 떨어진 39%선이다.감시하기가 비교적 쉬운 산업폐수조차 처리율이 69%선에 머무르고 있다 .녹조방지대책은 결국 맑은 물 공급대책과 궤를 같이한다는 점에서 당국의 의지가 문제다.
국회에 제출된 자료를 보면 전국 2백78개 하수및 분뇨처리시설 가운데 질소와 인을 과다배출하고 있는 곳이 33개에 이른다.가동중지된 곳도 25곳이나 된다.전체의 절반선을 맴도는 부끄러운 비율의 처리시설 가운데 수질 오염방지설비를 제대로 갖추고있지 못한 곳도 아주 많다.더구나 전국의 쓰레기매립장 가운데 침출수 처리시설을 갖춘 곳은 3.3%에 불과하다.소양댐.대청호.낙동강 등에서 녹조현상이 나타난 것이 결코 우연이 아님을 알수 있다.
국내 최대의 상수원인 팔당댐에는 하루 10만 가량의 오.폐수가 정화되지 않고 밀려든다.특히 지자체에서 환경예산투자를 기피한 결과 언제 안심하고 수돗물을 먹을 수 있을지 요원하다.정부는 수질기준을 강화하고 상수원 보호구역을 넓히는 한편 오.폐수처리능력을 확충하는데 향후 9년간 25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말한다.물량투입에 의한 녹조방지대책의 추진과 더불어 미생물 분해법과 같은 첨단 과학기술도 연구.개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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