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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특별단속 비웃는 조직폭력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한 시민이 신문광고를 통해 「폭력배와의 전쟁」을 선언한 것을계기로 조직폭력에 대한 대통령의 특별단속 지시가 내려졌는데도 조직폭력배들은 여전히 기승을 부리고 있다.지난 4일에는 「폭력배와의 전쟁」을 선언하게 한 사건이 일어난 목포 에서 폭력배들에 의한 살인사건이 빚어졌다.또 5일 아산에서는 역시 조직폭력배가 여관주인에게 중상을 입힌 사건이 일어나더니 6일에는 부산에서 나이트클럽 업주가 폭력배들에게 난자당해 숨졌다.
이것은 조직폭력배들이 경찰의 단속쯤은 우습게 여긴다는 얘기인데 따지고 보면 보통 심각한 얘기가 아니다.더구나 이번 단속은대통령의 특별지시에 의한 것이었는데도 조직폭력배들은 움츠러드는시늉조차 안하니 시민들은 과연 누구에게 의지해 야 할지 불안하기 짝이 없다.
공권력의 권위를 되찾기 위해서라도 경찰은 철저한 단속과 뿌리뽑기에 나서야 한다.우리나라의 조직폭력도 마피아나 야쿠자처럼 기업화하는 조짐을 보여주고 있다.뒤를 돌봐줄 든든한 조직이 있을 때는 잔혹한 범행도 쉽게 저지르게 된다.이 단 계에서 조직폭력의 성장을 막지 못한다면 마피아나 야쿠자처럼 영영 어쩔 수없는 폭력집단이 이 사회에 존재하게 될 것이다.
조직폭력이 단속만 펼친다고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조직폭력이 기생하는 터전을 없애주는 것이 중요하다.카지노.슬롯머신.나이트클럽 등 유흥지대에는 음성적.불법적인 거래와 흥정이 많다보니 폭력이 꾀게 되는 것이다.그런 점에서 조직폭력을 뿌리뽑으려면 경찰뿐 아니라 세제나 금융쪽에서의 접근도 함께 필요하다고 본다. 또 조직폭력과의 싸움은 장기전이어야 한다.평소에 전문수사관들로 구성된 전문팀을 구성해 계보를 작성하고 그 동태를 지속적으로 파악해뒀다가 범법행위를 저질렀을 때 일망타진하는 식의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조직폭력은 그 세(勢)가 커질 수록 조직운영을 합법화하기 때문에 이런 식의 대응이 더욱 더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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