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은행 1000개 몇 달 안에 문 닫을 수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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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시장의 전망이란 엇갈리는 게 보통이지만 이번엔 대체로 안 좋은 쪽으로 기울고 있다. 16일 뉴욕의 지점과 통화를 했다는 한 국내 은행의 임원은 “충격이 크고 오래갈 것으로 아예 각오하고 있다고 하더라”며 분위기를 전했다.

◆“문 닫을 은행 많다”=억만장자 투자자로 알려진 WL로스 앤 코의 윌버 로스 회장은 15일 경제전문방송 CNBC에 출연해 “몇 달 안에 많게는 1000개의 은행이 문을 닫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가 말하는 은행은 미국 전역의 지방은행을 가리킨다. 그는 또 어려움에 처한 소규모 은행들을 물색할 것이고 여기에 투자 기회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는 앞으로 망한 은행들이 매물로 싸게 나올 것이라는 투자자의 시각에서 한 말이지만, 동시에 현재 미국 금융계의 위기가 얼마나 심각한지를 상징적으로 표현한 것이기도 하다.

실제로 시장에서 은행들의 자금 조달 비용은 급상승하고 있다. 이게 은행의 목을 조여 가고 있다. 15일 금융시장의 단기 조달 금리는 연 6%로 뛰었다. 미국 정책금리(2%)의 세 배나 되는 수준이다. 또 미국의 적격 회사채에 붙는 가산금리도 평균 3.8%포인트로 높아졌다. 1996년 관련 통계가 나온 이후 가장 높다.

◆대응엔 시간 걸려=미국 금융사들은 정부의 자금 지원과 금리 인하를 기대하고 있지만 여기엔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특히 헨리 폴슨 미 재무장관이 세금을 동원해 금융사들의 부실을 메워 주진 않겠다고 선언했기 때문에 일본이나 한국처럼 대규모 공적자금 투입이 조만간 이뤄질지는 불투명하다는 것이다. 리처드 쿠 일본 노무라종합연구소 수석연구원은 16일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 인터넷판의 칼럼을 통해 “자금 수요가 많은 상황에서 금융 시스템의 위기가 일어났으므로 미국 정부는 공적자금을 투입해 대응하는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그는 “미국 정부는 정치적 이유로 자금 지원에 소극적”이라며 “미국 국민의 고통이 매우 커진 뒤에나 (투입이)가능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남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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