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3중고 겪는 ‘병상의 김정일’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6면

뇌수술을 받은 뒤 병상 통치 중인 김정일(사진) 북한 국방위원장이 3중고를 겪고 있다. 현장 통치의 한계, 교착상태에 빠진 대외관계, 심각한 자금난이 그것이다. 김 위원장이 양치질을 시작하는 등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지만 정상적인 통치활동을 위해선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김 위원장의 현장 파악을 통한 지시가 국정 운영의 절대적인 지침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김 위원장은 답답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김 위원장의 ‘결단’이 필요한 대외관계 역시 꼬여만 간다. 지난달 11일 예정됐던 테러지원국 해제가 지연되며 미국과 첨예한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상황에서 김 위원장의 뇌수술이라는 암초를 만났다. 뉴욕 채널을 통해 북·미 간 협의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지만 미국은 관망세다. 급물살을 타던 북·일 관계 개선 문제 역시 당분간 속도 조절이 불가피하게 됐다. 남북 관계도 MB 정부 들면서 교착상태다. 그나마 민간 단체들의 교류로 명맥을 이어갈 뿐이다.

동국대 김용현(북한학) 교수는 “북한의 대외관계는 김 위원장의 판단이 가장 중요한 요소”라며 “병상에서 판단하고 지시하는 데는 한계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경제상황 역시 녹록지 않다. 지난해 폭우로 생산량이 줄어든 식량사정도 좋지 않은 데다 현금 수입 감소도 고민을 깊게 하는 요소다. 정권 수립 60주년을 맞아 대대적인 평양시 대수술을 하는 데 많은 경비가 들어갔지만 외화 유입은 크게 늘지 않은 것으로 우리 정부는 파악하고 있다. 북한은 올 들어 평양 시내 주요 도로를 재포장하고 지하철 건설, 평양 대극장 재단장 등 거액이 들어가는 공사를 여럿 실시했다. 안병민 교통연구원 동북아·북한연구센터장은 “평양시 도로 포장 길이가 150㎞에 달하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며 “이를 위해 1억 달러 이상의 비용이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고 관측했다.

하지만 올 7월 관광객 피격 사건 이후 금강산 관광 중단으로 당장 현금 수입이 줄고 북·미 관계 개선 지연으로 해외 투자도 제 속도를 못 내고 있다는 분석이다. 통일부가 이정현 한나라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북한이 지난해 금강산 관광 대가로 받은 돈은 2038만 달러(34만5006명)다. 올 7월 초 총격 사건 전까지 금강산을 다녀온 관광객은 19만9966명, 송금액은 1141만 달러로 같은 기간 역대 최대 규모다. 특히 관광 최성수기인 7~10월 예약이 거의 끝났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1000만 달러 이상의 현금 수입이 줄어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의사 평양 체류 중=김 위원장의 수술을 위해 지난달 평양을 방문했던 중국인 의사들은 한 달이 넘도록 평양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보 관계자는 16일 “지난달 15일을 전후해 평양에 급파된 중국 인민해방군 병원 의사들은 여전히 평양에 체류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들은 심장 전문의가 아니라 모두 신경외과 전문의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이들이 김 위원장을 직접 시술했는지는 파악되지 않고 있다”며 “이들이 한 달 이상 평양에 체류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 여전히 김 위원장의 건강이 심각한 상황이거나 회복 중이지만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는 차원으로도 볼 수 있다”고 관측했다.“김 위원장의 건강과 관련한 정보가 외부 세계에 노출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이들을 당분간 평양에 머물도록 조치한 것일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정용수 기자

[J-HOT]

"AIG에 850억불 지원" 美 전격 발표

김정일 술자리서 "요즘 심심하다" 말하면…

뛰어난 화술에 미인 접대부로 유명한 '지안' 문닫아

"여학생 학부모들 '남자가 밑으로 깔아줘야' 말도"

'툭툭 불거지고 숭숭 구멍' 신발 알고보니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