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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교조가 교육개혁 발목 잡다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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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교육개발원에서 4월 23일 실시하려던 교원 인사제도 개선을 위한 공청회가 전교조 등 일부 교원단체의 방해로 무산됐다. 교육개혁에 앞장서야 할 진보적이라는 교원단체가 자기들 밥그릇을 지키기 위해 정부 교육 개혁의 발목을 잡고 있으니 한국의 교육 개혁은 요원하다. 개혁 세력이라는 집단이 개혁을 방해하는 현실이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학생을 생각하지 않고 자신들의 이익이나 챙기는 교사 집단은 교육계를 떠나야 교육이 산다.

자신들의 입맛에 맞지 않으면 반대를 위한 반대를 계속하고 있는 교원집단에 대한 학부모의 불만이 심화하고 있다. 학생부 전산화, 자율학습, 특기적성 교육 등 정부시책에 대한 명분 없는 반대로 시행이 미뤄지거나 바뀌면서 수백억원대의 교육 예산이 낭비됐다. 그들의 입맛에 맞춘 국민의 정부 교육개혁으로 학교를 믿지 못하는 학생과 학부모는 학교 교육을 불신하고 사교육에 의존하다 보니 20조원에 가까운 사교육비 부담이 가정경제를 흔들고 있고, 학교 교육을 황폐화시켰다. 교육 개혁이 교사들의 철밥통을 지켜주는 방향에서 추진되면 공급자는 만족시킬 수 있어도 수요자는 만족시킬 수 없다. 겉으로 수요자 중심 교육을 해야 한다고 떠들면서 공급자 중심 교육을 요구하고 있다. 교사들에게는 천국이요, 학생들에게 지옥이어서는 공교육 정상화는 요원하다.

급변하는 21세기 지식 정보화 사회에 살아남기 위해 미국.일본, 심지어 중국까지 교사 개혁을 통한 교육개혁을 하고 있는데 자신들의 편리하고 안일한 생활을 위해 세계의 추세에 등을 돌리고 교육개혁을 방해한다면 머지않아 학부모들의 저항에 부닥쳐 공멸하게 될 것이다.

이계성(전 양천고등학교 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