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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사 '아이싱''신고합니다'등 미니시리즈 동시방영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6면

『뭘 볼까?』 지난 1일부터 MBC(아이싱)와 KBS2(신고합니다)가 동시에 새 미니시리즈를 방영하면서 시청자들은 월.화요일 밤9시50분만 되면 새로운 고민에 빠진다.
시원한 아이스링크를 배경으로 역동적인 아이스하키 경기를 소재로 한 MBC 스포츠드라마 『아이싱』과 KBS2의 병영드라마 『신고합니다』는 어느하나 놓치기 아깝기 때문.여기에 한동안 재미를 붙였던 SBS사극 『만강』도 같은 시간대여서 시청자의 갈등은 더욱 커진다.
게다가 세 프로는 각각 시청자층이 달라 가족내에서 채널 쟁탈전을 일으키기도 한다.장동건.이종원.이승연.전혜진.신인 유태웅등 스타들이 대거 포진한 『아이싱』에는 우선 오빠부대등 젊은 여성들의 시선이 쏠린다.『신고합니다』도 이에 질세 라 차인표.
구본승.이휘재.김소연.윤영시등 스타시스템을 가동하고 있으나 아무래도 예비군인이나 군복무경험이 있는 남성들이 주시청자층으로 떠오르고 있다.『만강』을 놓칠수 없다는 주부나 중.장년 남성등전통적인 사극 시청자들의 의지도 결연 하다.
이같은 현상은 PC통신에 올라있는 시청자들의 반응과 논란에 그대로 반영돼 있다.일부 가정에서는 대타협이 이뤄지기도 한다.
사이좋게 한 프로그램을 먼저 시청한뒤 나머지 프로그램은 녹화해서 보는 아이디어를 발휘하는 것.나홀로 시청자들의 경우 리모컨을 들고 채널사이를 왔다갔다하는 「플리퍼족」행세를 하기도 하는등 다양한 시청양태를 보이고 있다.
지나친 경쟁의식이 빚은 맞대응 편성으로 시청자들을 고민에 빠뜨린 방송3사도 속앓이하기는 마찬가지.우선 KBS는 당초 수.
목요일 방송되던 미니시리즈 시간대가 월.화요일로 옮겨진 것과 관련,MBC측으로부터 『값싼 제작비로 만든 프로그 램을 「아이싱」과 맞대응 편성한 것은 공영방송의 정도를 저버린 처사』라며신랄한 비난을 사고 있는 것.
그러나 정작 KBS 윤흥식 부주간은 『당초 사극 「조광조」후속으로 예정됐던 「전설의 고향」과 SBS 「만강」의 작가(임충)가 겹쳐 불가피하게 조정한 것일 뿐인데 불필요한 오해를 사고있다』며 애를 태운다.
뜻하지 않은 「복병」을 만나 심각한 위기의식에 빠진건 MBC.『아이싱』은 드라마왕국 재현에 안간힘을 기울이고 있는 MBC가 편당 1억4천여만원의 제작비를 쏟아부으며 만든 회심의 역작이기 때문이다.
MBC의 한 관계자는 『차인표.구본승.이휘재 모두 우리가 키웠는데 KBS의 무임승차로 큰 피해가 예상된다』며 불만을 토로한다.
장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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