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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우 살해한 고교생 9개월간 태연히 학교다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3면

같은반 친구를 돈 7만원 때문에 살해한 뒤 태연히 학교에 다니던 고교2년생이 9개월만에 붙잡혔다.피해자는 가출로 신고돼 학교에서 자퇴처리됐으며 시체는 인적이 드문 인근 야산 대나무밭에 9개월간 방치됐다.
삼척시 모고교 2년 沈모(17)군은 지난해 9월16일 오후4시쯤 삼척시근덕면장호1리 야산 대나무밭에서 평소 친하게 지내던같은반 친구 洪모(당시 16세)군을 혁띠로 목졸라 살해한 혐의로 11일 구속됐다.
경찰에 따르면 沈군은 범행 두달전인 지난해 7월 洪군으로부터『시내로 나가는 길에 오락게임기를 사달라』는 부탁과 함께 7만원을 받았으나 이 돈을 오락게임장 등에서 모두 써버린 후 洪군으로부터 심한 독촉을 받자 범행을 저질렀다.沈군 은 범행 당일洪군으로부터 『오락게임기를 왜 안사주느냐.집으로 찾아가겠다』는전화를 받고 洪군을 도로변 야산 대나무밭으로 유인,洪군이 매고있던 혁띠를 빼앗아 목졸라 살해한 후 그대로 달아났다.
洪군은 몸무게 50여㎏에 키 150㎝로 왜소해 175㎝키의 沈군이 쉽게 범행을 저지를 수 있었다고 경찰은 밝혔다.沈군이 범행을 저지른 대나무숲은 7번국도및 마을과 직선거리로 불과 1백여 떨어져 있고 주변에 밭이 있었으나 평소 주민 들이 출입을않는 곳이어서 시체가 9개월동안 발견되지 않았다.洪군의 시체는지난 10일 대나무를 베던 인근 주민에 의해 발견돼 경찰에 신고됐다. 경찰은 沈군이 숨진 洪군으로부터 오락게임기값을 받아 탕진한 사실이 있다는 말을 주위에서 듣고 沈군을 붙잡아 추궁끝에 범행 일체를 자백받았다.삼척경찰서 관계자는 『沈군이 처음 2시간동안 완강히 부인하다 심경의 변화를 일으켜 자백하면 서 몸을 심하게 떠는등 후회의 빛이 역력했다』며 『학교생활에서도 비교적 모범적일 정도로 순진한 학생이 어떻게 친구를 죽이고 9개월동안 감쪽같이 범행을 감출 수 있었는지 이해하지 못하겠다』고 말했다.지난해 담임을 맡았던 김진숙(金鎭淑 .31)씨는 『沈군이 학업성적은 중하위권이었으나 평소 학교 친구들과 잘 어울리고 교사들 말도 잘듣는 평범한 학생이었으며 범행후에도 정상적인 학교생활을 했다』고 말했다.
한편 숨진 洪군은 부모에 의해 지난해 9월18일 가출신고된 후 같은해 11월 학교에서 자퇴처리됐다.
삼척=홍창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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