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취재 통일교] ④ 인터뷰2-문국진 통일그룹 회장 및 세계기독통일신령협회유지재단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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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와 함께 통일교를 지탱하는 한 축인 통일그룹을 이끄는 문국진(39) 이사장은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다.

하버드대학시절 총기회사인 KAHR를 설립해 매출 1,000억 원대의 회사로 키웠다. 총기 관련 특허도 6개나 소유하고 있다.

2005년 귀국해 부채의 늪에 빠진 통일그룹을 불과 3년 만에 흑자로 돌려놓은 그를 지난 8월13일 서울 마포구 사무실에서 만났다.

-문선명 총재의 아들로 태어나 일찍이 목회자의 길이 아닌 사업가의 길을 택했다.

“어려서부터 아버지 말씀공부를 많이 했고, 대학에서도 교회와 철학에 관한 공부를 했다. 전공으로 경제학을 선택한 것은 논리적 사고를 좋아하기 때문이다. 총기사업은 대학교 3학년 때 내가 가장 열정을 갖고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고민하다 어려서부터 사냥을 좋아했기 때문에 총기 관련 일을 하면 내가 즐겁게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시작한 일이다. 하지만 늘 아버님을 도와드리고 싶다는 생각을 해 왔다. 그러던 차에 통일그룹이 어렵다고 해서 들어와 맡게 된 것이다.”

-공식 직함이 세계기독교통일신령협회유지재단 이사장이다. 유지재단이란 정확히 어떤 일을 하는 곳인가?

“쉽게 말해 통일교의 교회 재산을 관리하는 재단이다. 그 중에는 기업도 있고 토지도 있고 빌딩도 있다.”

-기업으로 치면 구조조정본부 같은 조직인가?

“구조본과는 조금 다른 개념이다. 교회 밖 사람들 시각으로 보면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을 것이다. 통일그룹의 시작 자체가 내 아버지인 문선명 총재의 가르침을 바탕으로 하기 때문이다. 통일그룹 산하 기업들은 법적으로 하나로 엮여 있는 것이 아니라 아버님의 말씀에 의해 총체적으로 엮여 아버님의 비전을 실천해 나가고 있다. 현실적으로는 재단이 각 기업의 주식을 소유해 주주로서 영향력을 행사한다. 하지만 개별 기업은 개별적으로 사업계획을 설정한다. 매우 분권적 형태로 운영된다.”

-지난 3년 동안 많은 변화를 이끌었다고 들었다. 처음 부임했을 당시 통일그룹에 어떤 문제가 있었으며, 구체적으로 어떤 변화를 이끌었나?

“우리는 종교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기업 운영에서도 전문 경영기법과 거리가 있게 운영되고 있었다. 즉, 종교와 기업의 구분이 없이 섞여 있다 보니 효율적이지 못한 부분이 많았다. 취임 이래 재단의 설립 취지를 달성하는 데 총력을 기울였다. 유지재단의 설립취지는 교회를 물적으로 지원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이익을 내야 한다. 때문에 적자를 내는 회사는 과감하게 매각했고, 남은 회사에 대해서도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실시했다.”

-통일교의 종교적 이념과 통일그룹의 기업목표를 일치시키는 것이 어렵지 않나?
“그렇지 않다. 간단하다. 우리의 목적은 돈을 벌어 이익을 내고 주주 가치를 올리는 것이다. 교회가 발전하려면 돈이 있어야 한다. 단적으로 돈이 있어야 세계에 선교사도 파견할 수 있는 것이다.”

-현재 통일그룹이 당면한 가장 큰 어려움은 무엇인가?

“안정화를 이루는 것이다. 안정화를 이룬 뒤 중장기 전략을 세워 궁극적으로 통일그룹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 세워야 하는데, 솔직히 아직 거기까지는 못하고 있다.”

-대북사업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통일교의 대북사업은 문 총재님이 개인적 영감에 따라 이끄는 사업이다. 통일그룹은 직접 관여하지 않고 있다.”

-궁극적으로 통일그룹을 어떤 기업으로 키워나갈 생각인가?

“현재 통일그룹은 매출 1조 원이 약간 모자라는 상황이다. 하지만 아직 개발하지 않은 부동산이 많아 그 진가를 다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고 본다. 이를 잘 활용하고 관리하면 상당히 전망이 밝다고 생각한다. 우리의 목적이 교회를 발전시키고, 나아가 국가와 사회에 공헌하는 것인 만큼 고용창출 등을 통해 사회에 보탬이 되는 기업이 되도록 노력하겠다.”

글■오효림 월간중앙 기자 hyol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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