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금메달 이후 … 프로야구 첫날 관중 20%↑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6면

26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LG와 기아의 프로야구 경기. 올림픽에서 활약한 김광현 등의 사인회가 열린 인천 문학구장에 1만2000여 명의 관중이 입장하는 등 평소보다 많은 시민이 야구를 즐겼다. [연합뉴스]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한국 축구 대표팀은 터키와 3~4위전을 치렀다. 화려한 카드섹션으로 관중석을 수놓았던 ‘붉은악마’는 마지막 작품을 ‘CU@K리그’로 준비했다. 월드컵 열기를 국내 K-리그로 이어 가자는 다짐이자 당부였다. 그해 K-리그 정규리그 관중 수는 역대 최고인 213만8285명(종전 190만3698명·1999년)을 기록했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9부작 드라마’를 완성하며 금메달을 따낸 야구도 축구 부럽지 않은 관중 몰이를 할 전망이다. 26일 잠실(LG-KIA), 목동(히어로즈-삼성), 인천(SK-두산), 대전(한화-롯데) 등 4개 구장에서 재개된 프로야구 관중 수는 평소보다 20% 정도 늘어난 총 2만5576명이었다. 이날 목동 등 주로 관중이 적은 팀의 홈경기가 열린 것을 감안하면 적지 않은 수치다.

잠실 홈경기를 치른 LG 관계자는 “올림픽 직전 평일 관중 수가 5000명 이하로 떨어져 고민이 많았었다. 이런 분위기가 계속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SK 관계자는 “화요일 관중이 가장 적은데 오늘은 1만 명을 넘어섰다”며 흐뭇해했다. 관중 수도 늘었지만 열기는 두 배 이상 뜨거워졌다.

특히 올림픽 영웅들은 높아진 인기를 새삼 실감했다. 프로야구 선수들은 이미 팬들의 환호에 익숙해져 있을 테지만 국민의 성원은 기대 이상이었다. 일본을 두 차례나 무너뜨린 투수 김광현(SK)은 “베이징에서는 그저 선수들끼리 좋아했는데, 한국에 와 보니 정말 많은 분이 기쁨을 함께하셨다는 것을 알았다. 사랑에 보답하기 위해 더 열심히 뛰겠다”고 다짐했다. SK는 26일 문학구장에서 김광현·정대현·정근우·정대현 등 소속팀 금메달리스트의 팬사인회를 열었는데 평소보다 3배 이상 많은 1500여 명이 몰려들었다.

올림픽 지휘봉을 잡았던 김경문 두산 감독은 “환영 행사와 야구장에서 느낀 열기를 보면 야구가 더 많은 사랑을 받을 수 있다는 희망이 생겼다”고 말했다. 김성근 SK 감독도 “올림픽에서 한국 야구가 세계 수준에 근접했다는 점을 증명했다. 많은 팬이 수준 높고 재미있는 야구를 보러 왔으면 좋겠다”며 뿌듯해했다.

프로야구는 올림픽 기간 전까지 383경기에서 총 414만8021명의 관중을 동원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5% 증가한 수치다. 올림픽 열기가 시즌 끝까지 이어지면 역대 한 시즌 최다관중 기록(540만6347명·95년)도 어렵지 않게 넘어설 전망이다.

한국야구위원회(KBO)와 프로야구 8개 구단은 26일 단장회의를 열고 9월 1일 베이징 올림픽 국가대표팀 해단식을 열고 금메달 포상금 10억원을 전달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대표팀의 포상금은 20억4000만원이 됐다. 대표팀은 KBO 포상금과는 별도로 대한올림픽위원회(KOC)가 책정한 포상 규정에 따라 감독은 8000만원 선수는 3750만원씩 등 총 10억4000만원을 받는다. 8개 구단은 또 2일 경기를 무료 개방하고 올림픽 금메달을 딴 8월 23일을 ‘야구의 날’로 지정해 매년 특별행사를 개최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한편 우리 히어로즈는 팀명을 ‘히어로즈’로 변경하고 유니폼도 바꿨다. 후원 기업인 우리담배가 구단 명칭 변경을 적극 요구해서다.

인천=김식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