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연승 ‘금메달 감독’ 9연패 수렁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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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한국 야구의 올림픽 사상 첫 금메달이라는 호재를 안고 26일 재개된 프로야구 4경기에서 밤하늘을 가르는 시원한 홈런포가 9개 터져 나왔다. 베이징 올림픽의 감동을 프로야구 흥행으로 이어가는 화려한 축포였다.

백미는 한화와 롯데의 대전 경기였다. 총 5개의 대포를 주고받는 화끈한 포격전 끝에 롯데가 11-4로 승리했다. 롯데는 최근 5연승, 4위 싸움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령했다.

롯데가 1회 가르시아의 3점 홈런으로 기세를 올리자 한화는 3회 클락의 3점 홈런 등으로 응수, 4-3으로 전세를 역전시켰다. 그러나 롯데의 홈런포는 식을 줄 몰랐다. 4회 가르시아의 연타석 솔로 홈런으로 동점을 이룬 뒤 5회 조성환의 좌중간 펜스를 넘기는 투런포로 재역전에 성공했다. 2홈런에 6타점을 올린 가르시아는 홈런(26)·타점(87) 1위에 올랐다.

홈런 쇼의 대미는 ‘베이징 영웅’ 이대호가 장식했다. 베이징 올림픽 홈런왕(3)에 오른 이대호는 6-4로 앞선 8회 1사 2루에서 좌중월 쐐기 투런 아치를 그려냈다.

롯데에 반 게임 차 5위인 삼성도 목동에서 우리를 5-2로 꺾고 6연승을 달렸다. 대표팀 마무리 오승환은 9회 등판해 27세이브째를 챙겨 부문 단독 선두로 뛰쳐 나갔다.

올림픽 명장 김경문 두산 감독의 ‘행운’은 프로야구에서는 이어지지 않았다. SK 원정에서 3-4로 뼈아픈 역전패를 당했다. 베이징에서 9전 전승의 신화를 지휘한 그는 프로야구에서 9연패의 수렁에 빠졌다. 김 감독 부임 뒤 두산이 9연패를 당한 것은 처음이다. 김 감독은 “쿠바보다 SK가 더 무섭다”며 농담을 했다. SK는 1-3으로 뒤진 7회 정근우의 중전 적시타와 김재현의 2타점 우월 2루타로 승부를 뒤집었다.

갈길 바쁜 KIA는 최하위 LG에 2-4로 발목을 잡혔다.

정회훈 기자, 인천=김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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