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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알래스카 빙하크루즈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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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1면

영화배우 그레고리 펙이 젊었을 때 열연했던 『세계를 그의 품안에』는 지난 1953년 개봉됐던 영화다.미국이 러시아로부터 알래스카를 사들였던 19세기를 배경으로 만든 오락물로 지금도 올드 팬의 가슴에 남아있다.
1867년 윌리엄 스워드 미 국무장관은 러시아로부터 미국 본토 크기의 20%에 해당하는 알래스카를 단돈 7백20만달러에 사들였다.당시 미국인들은 그의 결정을 어리석은 짓이라며 알래스카를 「스워드의 얼음상자」라고 비난했다.
그러나 지금은 천연가스.석유등 각종 지하자원의 보고로 미국 내에서 재정자립도가 가장 높은 주가 됐다.주정부에서는 주민들에게 연말이면 1인당 2백여만원의 배당금을 지급하고 있다.앵커리지에서 남동쪽으로 1백30마일(약 2백4㎞) 떨어 진 「스워드」는 그의 이름을 딴 도시다.
앵커리지~스워드를 연결하는 「스워드고속도로」는 여름철이면 키나이와 호머로 낚시 가거나 스워드를 향해 빙하 크루즈를 즐기러가는 자동차의 행렬이 꼬리를 문다.
알래스카에는 10만여개의 빙하가 있어 북유럽 못지않은 「빙하의 천국」이다.
그중 가장 큰 것이 컬럼비아 빙하다.빙하 끝부분의 높이는 최저 50,최고 80나 되며 길이가 65㎞에 달한다.바닷물 밑으로 7백가 가라앉아 있으니 규모를 미루어 짐작할 만하다.
추카치산맥의 아인슈타인산(3천5백)과 위더스푼산(3천6백40)의 협곡을 따라 하루에 1~2정도 흘러내려 오고 있다.거대한얼음벽이 굉음을 내면서 바다로 무너져내릴 때의 광경은 한폭의 파노라마다.특히 구름 낀 날이면 빙하가 더욱 파 랗게 보여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스워드는 키나이 피요르드국립공원의 빙하 크루즈를 떠나는 시발점으로 이를 보기 위해 매년 여름철이면 세계 각지에서 관광객이몰려든다.
유람선이 스워드항구를 빠져나와 리셀렉션만(灣)의 짙은 해무를뚫고 2시간정도 달리면 수천마리 갈매기떼의 해조곡이 들려온다.
바다사자와 해달의 귀여운 모습도 볼 수 있다.곧이어 넓은 바다로 나오면 관광객들은 쌀쌀한 바닷바람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돌고래떼의 모습을 찾으려고 사방을 살핀다.어디에서 나타났는지 귀여운 돌고래들이 점프하며 뱃전을 스쳐 지난다.빙하 크루즈가 주는 또 하나의 보너스다.홀게이트 빙하까지는 스워드항구에서 약 3시간30분이 소요된다.
스워드항구에서 떠나는 크루즈의 종류는 코스에 따라 세가지가 있다.대개 6시간~9시간30분 정도 소요되며 요금은 49달러(약 4만원)~1백29달러(약 10만원)로 다양하다.모든 크루즈요금에는 점심이 포함돼 있다.
그런가 하면 스워드에서 9마일 떨어진 엑시트 빙하는 키나이 피요르드국립공원 내에서 자동차로 접근할 수 있다.엑시트 빙하에서는 트레킹도 가능하나 곰과 맞닥뜨릴 수 있기 때문에 레인저사무실에 신고한 후 가이드를 따라다녀야 한다.앵커리 지에서 스워드까지는 약 3시간이 소요된다.
알래스카=김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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