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가짜생수를 잡아내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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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생수에 수돗물이나 약수를 섞어 판 29개 업자가 검찰의 수사를 받고 있다.생수는 안전하고 수돗물은 믿을 수 없다는 일반적통념 때문에 수돗물 대신 생수를 찾던 소비자들은 뒤통수를 맞은느낌이다.계곡에서 길어 온 물을 섞은 경우도 있다고 하는데,이물도 청정도(淸淨度)가 의심되기는 마찬가지다.
먹는 샘물이라고 부르는 생수의 수질기준은 수돗물 보다 훨씬 엄격하다.피부병을 일으킨다는 녹농균등 3종의 미생물이 불검출 대상으로 추가됐으며,대장균군 검출기준도 강화됐다.반드시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유리병에 담도록 했으며 수입 생수는 무거운 수질 개선부담금을 물도록 돼 있다.
먹는 샘물에 이처럼 위생기준을 엄격하게 적용하는 것은 정부의품질보증을 받는 수돗물과 달리 이 물은 민간업자의 양식에 그 안전여부를 맡기고 있기 때문이다.만약 공식시판된지 얼마 안되는생수가 안전기준을 지키지 않았다면 당국의 허가 사항과 시민의 신뢰를 배신한 결과가 된다.우선 당국은 철저한 수질검사를 통해가짜 생수의 안전여부를 규명하고 그 결과에 따라 응징의 정도를달리 해야 한다.가짜 생수 자체도 위법이지만 그 물이 안전기준을 밑돈다면 보다 엄중한 사안으 로 다뤄야 한다.
공식 허가이전에 이미 10여년동안 시판돼온 생수는 이제 사업장과 도시가정에서 광범하게 마시고 있다.한 조사에 따르면 도시가정에서는 10명당 1명꼴로 마시고,1년 매출액만도 1천억원대에 이르고 있다.생수의 급속 보급은 국민의 84% 가 수돗물은못 믿겠다는 뿌리 깊은 「수돗물 불신(不信)」에서 비롯됐다.생수의 안전이 문제될 때마다 맑은 물 대책의 행방을 다시 한번 묻게 되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돈은 돈대로 들어가고,수자원오염은 그것대로 나날이 악화되는 현실은 확실히 먹는 물 대책 어딘가에 비능률의 함정이 도사리고있다는 증거다.가짜생수의 단속에서부터 지하수 오염 방지까지 먹는 물의 안전을 확보하는 길은 너무나 먼 것 같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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