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운세] 6월 13일](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406/13/9866f29c-fc4e-4fd9-ad4a-3d0a95d53514.jpg.thumb.jpg/_ir_432x244_/aa.jpg)
한국 사이클 대표팀 이민혜 선수가 18일 베이징 라오산 벨로드롬에서 열린 올림픽 여자 포인트 레이스 24㎞에 출전해 역주하고 있다. 이민혜는 선두에 한 바퀴를 따라 잡힌 뒤 만회하지 못한 채 출전 선수 중 최하위로 경기를 마쳤다. [베이징=연합뉴스]
이날 오후 사이클과 다이빙에서 한국 선수들은 나란히 최하위에 머물렀다. 기초종목에서의 저변이 취약한 한국 스포츠의 현실이 새삼 두드러진 순간이었지만 그 속에서도 외롭게 자신과의 싸움을 벌이는 꼴찌들의 투혼은 빛났다.
한국의 유일한 다이빙 대표 손성철(21·한국체대)은 18일 맥 빠진 표정으로 경기장을 나왔다. 그는 베이징 내셔널아쿠아틱센터(워터큐브)에서 열린 다이빙 남자 3m 스프링보드 예선에서 6라운드 총점 353.35점을 받아 29명 중 29위를 기록했다. 18명이 올라가는 준결승 진출이 좌절됐다. 1위에 오른 허충(중국)은 손성철보다 162.15점이 높은 515.50점을 받았다.
손성철은 경기가 열리기 이틀 전인 16일에야 베이징에 도착했다. 그는 예선 경기를 마친 뒤 “베이징에 있었던 시간이 너무 짧아서 아직도 올림픽에 온 건지 실감이 안 난다”고 했다. 때늦은 베이징 합류는 한정된 AD카드(경기장출입증) 때문이었다. 대한체육회는 이번 올림픽에서 선수 세 명당 지도자 한 명의 AD카드를 배정했다. 다이빙대표팀은 이종희 코치와 손성철 선수 2명으로 구성된 초미니팀. 이 코치가 AD카드를 받기 위해서는 다른 종목이 경기를 마치고 귀국할 때까지 기다려야 했다.
이 코치는 “현지 적응 시간은 짧았지만 경기장 적응에는 큰 어려움이 없었다”고 말했다. 오히려 외로운 게 힘들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동료가 없으니까 성철이가 심심해 하고 외로워한다. 첫 올림픽 출전이라 많이 긴장했는데 그걸 풀어줄 친구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손성철은 “다른 선수들은 연기를 마치면 박수가 나오는데, 나는 아무 소리도 안 나고 조용하니까 더 긴장됐다. 올림픽 첫 참가 소감이라면 ‘외로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열린 다이빙 예선 관중석에는 중국 홈팬을 비롯해 각국 응원단이 자리를 잡았다. 일본은 데라우치 겐(예선 10위·452.80점)을 응원하기 위해 기타지마 고스케(평영 2관왕) 등 수영 대표팀이 관중석에 자리잡았다.
사이클 경기가 열린 라오산벨로드롬에도 외롭게 분전한 선수가 있었다. 여자 포인트 경기에 출전한 이민혜(23·서울시청)는 이날 출전선수 22명 중 도중 실격한 3명의 선수와 함께 최하위인 19위로 경기를 마감했다. 2월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국제사이클연맹 트랙월드컵에서 2위를 차지, ‘깜짝 메달’ 후보로 손꼽히기도 했으나 세계의 벽은 높았다. 이민혜는 “실내 경기장인 데다 바닥까지 최신식 나무로 돼 있어 낯설었다. 트랙 월드컵에서 같이 뛰었던 선수들인데 6개월 만에 보니 다른 선수들 같았다”며 소감을 말했다.
사이클은 세계 대회에서 종목별로 철저히 전문화돼 있다. 그러나 이민혜는 여자 사이클 선수가 80명 정도 되는 한국의 현실에서 도로와 트랙을 가리지 않고 달렸다. 포인트 종목 출전이 이번이 6번째이니 메달을 바라는 것은 어찌 보면 욕심이었다. 경북 영주에 있는 경륜훈련장에서 더부살이하며 눈칫밥도 많이 먹었다.
경기가 끝난 뒤 한국팀은 더욱 초라했다. 대여섯 명의 스태프가 장비를 챙기는 유럽 각국의 대표팀 사이에서 김석호 사이클 트랙대표팀 감독은 부지런히 사이클과 보조 장비를 혼자서 옮겼다. 감독 1명, 선수 1명으로 구성된 대표팀은 그렇게 올림픽을 치렀다. 그래도 성격 좋은 이민혜는 “오늘은 초라했다. 하지만 런던 올림픽에서는 사이클 사상 첫 메달을 꼭 따내겠다”며 희망을 얘기했다.
베이징=이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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