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 기적’ 없었다 … 박성화팀 8강 좌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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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축구 사상 첫 올림픽 메달 꿈이 무산됐다. 박성화 감독이 이끄는 올림픽대표팀은 13일 중국 상하이스타디움에서 열린 베이징 올림픽 D조 최종 3차전에서 김동진(제니트)의 선제 결승골로 온두라스를 1-0으로 꺾었다.

하지만 고작 1득점의 때늦은 승리로 8강행을 넘보기에는 무리였다. 한국은 1승1무1패(승점 4점)를 기록, 이탈리아(승점 7점)와 카메룬(승점 5점)에 이어 조 3위에 그쳐 8강 진출에 실패했다. 같은 시간 카메룬은 이탈리아(2승1무)와 0-0으로 비겨 1승2무를 기록, 조 2위로 8강에 합류했다. 한국은 온두라스전에서 다득점으로 이긴 뒤 이탈리아가 카메룬을 큰 점수 차로 이겨 주기를 바랐지만 이탈리아-카메룬이 비기는 바람에 ‘희망사항’에 불과했다.

한국은 초반부터 강한 공세로 밀어붙였지만 전패 수모를 당하지 않으려는 온두라스의 강한 저항에 부닥쳤다. 온두라스는 부상당한 공격수 카를로스 파본과 수비수 에릭 노랄레스를 엔트리에서 제외한 뒤 델가도와 호세 구이티를 본국에서 긴급 수혈하며 승리에 대한 의지를 보였다.

한국은 박주영-이근호 투톱에 김승용을 왼쪽 미드필더로 첫 선발 출전시키며 올림픽팀에 익숙한 4-4-2 전술로 경기를 풀어나갔다. 초반부터 수비라인을 공격 쪽으로 끌어올린 뒤 상대의 좌우 측면을 집중 공략했다. 오른쪽에서 신광훈과 이청용, 왼쪽에선 김동진과 김승용이 측면을 돌파한 뒤 문전으로 크로스를 올리며 공격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그러나 크로스의 정확도가 떨어지면서 효과를 보지 못하자 공격 루트를 긴급 수정했다. 측면에서 중앙으로 이동시켰다. 스피드가 좋은 이근호와 이청용이 2대 1 패스를 주고받으며 중앙을 뚫었다. 견고하던 온두라스의 중앙 수비도 서서히 균열이 가기 시작했다. 전반 22분 한국은 첫 골을 터뜨렸다. 김동진이 아크 정면에 있는 이근호에게 빠른 패스를 연결했다. 이근호는 상대 수비를 피해 문전으로 뛰어드는 김동진에게 재치 있는 힐패스를 찔러주었다. 볼을 잡은 김동진은 침착한 오른발 슈팅으로 상대 골네트를 흔들었다.

선취골로 기세가 오른 한국은 상대의 중앙을 더욱 거세게 파고들었다. 그러나 번번이 오프사이드 함정에 걸려 추가 골을 얻는 데 실패했다.

한국은 후반 들어서도 질풍노도와 같은 공세를 전개하며 주도권을 잡았지만 골 결정력 부족에 애를 태워야 했다. 쉼 없이 상대 문전을 두들겼지만 빈손이었다. 조영철이 후반 1분과 7분 상대 골키퍼와 1대1로 맞서는 결정적 기회를 잡았지만 평범한 슈팅으로 골문을 여는 데 실패했다. 후반 22분 페널티 지역 정면에서 맞은 프리킥 찬스에서도 전문 키커 박주영이 감아 찬 공이 오른쪽 골대 모서리 위로 날아갔다. 박성화 감독은 후반 16분 김승용(광주)을 빼고 백지훈(수원), 10분 뒤 이청용(서울) 대신 김근환(경희대)을 투입해 분위기 전환을 꾀했지만 패스의 정교함이 떨어져 추가 득점을 올리지 못했다.


상하이=김현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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